금감원 "이번주 내 경평 등급 도출 못해···3월 내 노력"M&A 심사기한 60일 넘길 가능성↑···다음달 결론 예상금감원·우리금융 분위기 변화···3등급 하락 여부에 주목
11일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이번주 내에 우리금융 경영실태평가 등급이 나올 가능성은 없다"면서 "이달 내에는 나와야 하는데 확답을 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앞서 지난 1월 15일 금융당국에 동양·ABL생명 인수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르면 금융지주사가 새로운 자회사를 편입하는 경우 금융위 승인을 얻어야 한다. 심사기한은 2개월(60일)이나 추가 자료제출 요구 등이 있을 경우 연장 가능하다.
심사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금감원이 현재 심사 중인 경영실태평가로 종합 등급에서 2등급 이상을 받아야 자회사 편입이 가능하다. 우리금융의 현재 경영실태평가 등급은 2등급이나 지난해 대규모 금융사고가 터지며 3등급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커졌다.
단 등급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에도 금융위가 자본금 증액, 부실자산정리 등을 통해 해당 요건이 충족될 수 있다고 인정할 경우 조건부 승인이 가능하다.
금감원은 2월 말까지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도출한다는 계획이었으나 관련 작업이 늦어지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브리핑에서 "은행감독국이 1월 24일 은행검사국으로 자회사 편입 심사 판단에 필요한 자료에 대해 송부 요청을 했다"며 "2월 중이라도 금융위에 관련 내용을 송부해야 금융위에서 3월에는 판단을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 심사기한을 맞추기 위해 2월 중에 금융위에 관련 내용을 전달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금감원의 고민이 길어질수록 결과를 기다리는 우리금융의 초조함도 커지는 모습이다. 은행 의존도가 높은 우리금융의 경우 이번 보험사 인수를 통해 비금융 계열사로 확장이 간절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올해 8월 말까지 인수합병 절차를 마무리 짓지 못할 경우 인수가의 10%인 약 1500억원을 동양·ABL생명의 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 측에 지급해야 한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은 최근 내부통제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금융은 ▲그룹사 임원 친인척 개인정보 등록 ▲자회사 임원 선임에 대한 회장 사전합의 폐지 ▲윤리경영실 신설 및 외부전문가 영입 등에 이어 3월 주주총회를 통해 그룹 내부통제와 윤리경영을 총괄할 윤리·내부통제위원회를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이사회와 내 위원회의 경영진 견제 기능을 강화하고, 그룹 내부통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올해 사외이사 7명 중 4명을 대거 교체하기도 했다.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의 적극적인 내부통제 강화 조치와 최근 변화된 금융감독원과 우리금융의 분위를 고려할 때 최종적으로 M&A가 무산될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이복현 원장은 과거 공개 석상에서 우리금융 현 경영진의 책임론을 여러 차례 언급했으나 최근에는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거취에 대해 "임기를 마쳐야 한다"고 밝혀 주목 받았다.
이 원장은 지난달 브리핑을 통해 "우리금융의 내부통제가 틀어져 있는 상황에서 지주회장까지 그만두면 혼란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임종룡 회장은 임기를 채우는게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거버넌스가 흔들리면 안 된다는 뜻을 임 회장에게 여러 번 말씀드렸고, 내부의 파벌 등 조직문화는 임 회장 스스로 정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아직까지 금감원으로부터 자료를 넘겨받지 못한 상태며 심사기한은 연장 가능한 만큼 승인 여부가 언제 결정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경영실태평가가 넘어오면 절차에 따라 살펴볼 방침"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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