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회생과 주주 이익 딜레마경영 철학 확립의 필요성

고려아연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경영 정상화'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이와 동시에 지분 확보에 나섰다. '쩐의 전쟁'을 벌인 것이다.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합류하면서 고려아연 주가는 급등했다. 40만원에 거래되던 고려아연 주가는 1년도 안돼 240만원까지 치솟았다.
그 사이 MBK파트너스가 최대주주인 홈플러스는 기업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홈플러스가 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한 이유는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영향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단기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니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것이다. MBK파트너스가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한지 10년 만에 벌어진 일이다.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인수 당시 인수자금의 약 60%를 차입금으로 충당했다. 나머지는 MBK파트너스의 블라인드 펀드로 조달했었다. 현재 금융투자업계에서 추정하는 홈플러스의 부채는 8조5000억원 이상이다.
지난해부터 MBK사모펀드는 '기업사냥꾼', 사모펀드라면 가질 수 밖에 없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하지만 홈플러스 사태로 '경영능력 최하'를 인증, 과연 고려아연을 품에 안는다고 해도 경영을 제대로 할 수 있겠냐는 의문만 증폭 시켰다. 고려아연의 경영을 정상화 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홈플러스의 경영은 낙제점에 가깝기 때문이다. 게다가 MBK파트너스가 촉발시킨 경영권 분쟁으로 고려아연은 투기꾼들의 놀이판이 된 상황이다. 금융당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밸류업 정책과도 어긋난다.
이쯤되면 MBK파트너스가 '어느 방향으로 가는가' 하는 의문과 함께 무엇을 위해서 이같은 비난을 감수하는지 궁금하다. 경영을 하고 싶은 것인지, 사모펀드 목적인 차익실현을 하고 싶은 것인지 말이다.
경영을 하고 싶다면 부재한 '경영 철학'부터 세워야 할 것이다. 한 기업을 운영하는데 있어 '경영 철학'은 필수다. 국내 기업 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도 '경영 철학'을 두고 미래를 그린다. 그에 반해 MBK파트너스의 경영철학은 모호하다. 투자 철학은 '주주'와 '이익'으로 보이나 이렇다할 경영철학은 부재하다.
MBK파트너스가 '기업 사냥꾼'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서 이같은 행보를 보인다면 확실한 경영철학을 세우고 홈플러스 사태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기업 사냥꾼'에 이어 '먹튀 기업'이라는 오명이 더해 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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