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미 車 절도 건수, 전년比 16.6% 감소도난 방지 위한 현대차·기아 자체적 노력 빛나중고차 시세 하락도 절도 건수 감소에 큰 영향
로이터 통신이 19일(현지 시각)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 국가보험범죄국(NICB)이 조사한 지난해 미국 내 자동차 절도 범죄 건수는 85만708대로 2023년보다 16.6%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5년간의 통계를 분석해도 이 수치는 최저 수준이다.
미국의 자동차 절도 범죄 건수가 이처럼 급격하게 줄어든 이유는 그동안 자동차 절도범들의 주된 먹잇감이었던 현대차와 기아의 자동차 절도 비율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10대 청소년들의 현대차·기아의 자동차 절도 문제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것은 지난 2022년부터다.
현대차와 기아가 2021년 이전에 생산해 미국에서 판매한 차에는 자동차 절도 방지용 보안 장치인 이모빌라이저가 없었다. 대한민국 내수용 차에는 오래전부터 이모빌라이저가 기본 탑재됐으나 미국은 관련 규정에 장치 탑재 의무 조항이 없어서 이모빌라이저를 달지 않았다.
이점을 노린 미국 청소년들을 필두로 현대차·기아의 구형 자동차만 골라서 훔치는 일이 빈번해졌고 이 문제가 사회적 논란으로 번지기도 했다. 특히 기아의 차만 골라서 훔친 뒤 짧은 동영상으로 행위를 인증하는 '기아 보이즈 틱톡 챌린지' 사례가 곳곳에서 등장했다.
결국 위스콘신주, 오하이오주, 워싱턴주 등 각 지역에서 절도 피해를 본 차주들이 현대차와 기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현대차·기아는 차주들에게 핸들 잠금장치와 보안 키트를 제공했고 지난 2023년 2월부터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의 명령으로 이모빌라이저가 장착되지 않은 830만대의 차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무료로 진행하는 등 자체적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현대차·기아의 자동차 절도 피해 건수는 2023년보다 무려 37.5% 줄어들었다. 물론 현재도 미국 내 자동차 절도 피해 차종 1~5위 중 현대차·기아의 차종은 3가지(아반떼, 쏘나타, K5)에 이르지만 2023년과 비교하면 절도 건수가 확연히 감소했다.
게다가 코로나19 대유행 종식 이후 자동차 부품과 신차 공급의 제약이 해소되면서 자동차 절도로 얻는 경제적 이익이 사실상 사라졌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자연스럽게 자동차 절도 범죄 건수가 대폭 줄어들게 됐다는 해석도 있다.
아트 휘튼 코넬대 교수는 "코로나19 시절에는 자동차를 구매하기가 어려웠고 중고차의 가치도 급등했던 만큼 남들이 타던 차를 훔치는 현상이 빈번했으나 재고가 개선되고 중고차 시세도 내려간 것이 자동차 절도 범죄 건수 감소의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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