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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뷰티 플랫폼 넘치는 리뷰, 흔들리는 신뢰

오피니언 기자수첩

뷰티 플랫폼 넘치는 리뷰, 흔들리는 신뢰

등록 2025.03.27 15:54

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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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er
소비자 리뷰는 오랫동안 뷰티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낯선 제품을 접할 때 신뢰할 수 있는 후기 한 줄이 구매를 결정짓기도 하고, 수백 개의 누적된 리뷰는 소비자에게 일종의 '데이터'로의 기능까지 했다.

뷰티 플랫폼 '화해'와 '글로우픽'은 이러한 흐름을 타고 성장했다. 사용자 기반 리뷰를 수집하고 이를 랭킹과 큐레이션에 반영하며 브랜드의 마케팅 메시지와는 독립적인 소비자 중심 정보 창구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리뷰의 신뢰성이 흔들린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제품을 제공받고 작성하는 체험단 리뷰가 늘어나면서 리뷰의 객관성과 진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플랫폼인 화해는 '꼼평단'(꼼꼼한 뷰티 평가단)을 운영하며 체험단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선정된 이용자들이 제품을 약 2주간 사용한 뒤 평균 500자 분량의 리뷰를 작성하고 있으며, 작성률은 약 90%에 이른다. 화해는 이 리뷰를 자사 앱 내에서 노출하며 브랜드는 별도의 라이선스 구매를 통해 외부 마케팅에도 활용 가능하다.

글로우픽 또한 체험단 이벤트를 통해 얻은 리뷰를 제품 상세 페이지, 소비자 평점, 실시간 랭킹 등 플랫폼의 주요 지표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이로 인해 체험단 리뷰는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리얼 랭킹'의 신뢰성에도 관여하고 있다.

이러한 체험단 리뷰가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부분도 있다. 소비자가 빠르게 신제품 정보를 얻고, 브랜드 역시 효과적인 홍보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체험단 리뷰의 비중이 커질수록 자연스러운 소비자 경험에서 나온 후기와 제품 제공 조건 아래 작성된 후기가 혼재돼 사용자가 이를 구분하기 어렵게 된다.

실제로 화해는 체험단 리뷰 상단에 제품 제공 사실을 명시하고 있지만, 리뷰의 구성이나 형태 자체는 일반 소비자 리뷰와 크게 다르지 않아 소비자가 직관적으로 구별하기 어렵다. 글로우픽 역시 일반 리뷰와 체험단 리뷰를 혼합해 노출하고 있어 소비자는 이를 명확히 인식하기 어렵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이러한 체험단 리뷰가 하나의 '상품'처럼 거래되는 현실이다. '사람인 긱' 등 일부 플랫폼에서는 글로우픽 리뷰를 표방한 체험단 리뷰가 개당 1만 원에서 많게는 100건당 100만 원까지 가격이 매겨져 판매된다. 업체들은 리뷰 작성 시 글자 수나 사진 촬영 조건 등을 명시해 리뷰의 형태와 내용을 마케팅 목적으로 사전에 정형화하고 있다.

이처럼 후기 콘텐츠가 사실상 유료로 거래되고 있음에도 소비자들은 이를 제대로 구분할 수 없어 리뷰에 대한 신뢰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인플루언서 마케팅 가이드라인을 통해 협찬받은 제품 리뷰에 '광고', '협찬'과 같은 명시적 표기를 의무화한 것도 이 같은 투명성 강화를 위한 대표적 사례다.

국내 플랫폼에서도 리뷰가 작성된 조건, 제품 제공 여부, 대가성 유무 등을 더욱 명확하게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예컨대 제품 제공 사실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아이콘 또는 라벨을 활용하거나, 평가 점수나 랭킹 산정 시 일반 리뷰와 차등 반영하는 등의 추가적인 조치를 고려할 수 있다.

또한, 전체 리뷰 중 체험단 리뷰가 차지하는 비중이나 최근 리뷰 중 협찬 리뷰 비율 등 구체적인 수치를 사용자에게 직접 공개한다면, 소비자는 더 객관적으로 리뷰의 신뢰성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리뷰의 숫자만으로 플랫폼 경쟁력이 결정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소비자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리뷰의 양이 아니라 리뷰를 둘러싼 정보 제공의 투명성과 신뢰성이다. 플랫폼이 지속 가능한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제 리뷰가 만들어지는 방식과 이를 둘러싼 구조를 소비자 입장에서 재정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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