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증권, "가상자산 거래소 사업 다변화···금융 플랫폼 대응해야"

스테이블코인, 투자·대출·결제 서비스 확장 본격화

코인베이스 등 해외 거래소, 종합 플랫폼으로 진화

국내외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사업 영역을 다변화하며 전통 금융업계에 새로운 경쟁 압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양현경 iM증권 연구원은 16일 보고서를 통해 "가상자산 거래소는 단순 매매 중개를 넘어서 토큰화 증권, 대출, 결제, 자산 운용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통합한 종합 플랫폼으로 진화 중"이라며 "스테이블코인 활용이 거래소 사업 확대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와 연동된 디지털 자산으로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이를 활용해 파생상품, 커스터디(자산 보관), 토큰화 증권 발행, 대출, 결제 서비스 등 전통 금융사 수익원의 상당 부분을 잠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사업 다변화는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코인베이스와 로빈후드 같은 대형 거래소들은 이미 결제 및 투자, 저축, 대출 기능을 종합 제공하며 금융 생태계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 증권사, 자산운용사, 전통 결제망인 SWIFT까지 경쟁 압력에 직면한 상황이다.

실제로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Coinbase)의 경우 거래수익(51%), 스테이블 코인(22%), 블록체인 리워드(14%), 대출 및 이자(6%), ETF 및 구독(8%)으로 수익 다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다만 코빗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의 가상자산 거래소의 수익은 거래수익(98%), 기타(2%)로 가상자산 거래소의 수익 다변화가 크게 나타나진 않은 상황이다.

양현경 연구원은 "가상자산 사업자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기관투자자와 법인의 시장 진입이 활발해지고 거래소의 혁신 서비스 확대가 촉진되고 있다"며 "이러한 트렌드가 전통 금융 생태계에 상당한 구조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법정화폐 담보 역할에 머무르는 반면 거래소는 서비스 다양화로 금융시장에서 주도권을 쥐려 하고 있다"며 "은행의 시장 점유율 축소는 단순히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존재 때문이 아니라 거래소의 매출 다변화 속도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양 연구원은 "가상자산 거래소의 사업 다변화는 단순 신사업 확장을 넘어 전통 금융업의 핵심 영역까지 침투하며 산업 전반의 경쟁 구도와 고객 중심 금융 서비스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강조했고 "금융 시장 참여자들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경쟁력 강화와 규제 대응, 혁신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