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사면초가' 쿠팡, 고객 잡으려 생리대까지···돌파구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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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쿠팡, 고객 잡으려 생리대까지···돌파구 될까

등록 2026.02.06 15:29

조효정

  기자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후 신뢰 회복 방안 주목전통시장 디지털 전환 등 상생 캠페인 강조장기적 신뢰 회복엔 구조적 변화 요구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해럴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 대표가 굳은 표정을 짓고 6일 오후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반부패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해럴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 대표가 굳은 표정을 짓고 6일 오후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반부패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개인정보 유출, 청문회 위증 논란, 이용자 이탈까지. 사방에서 거센 압박을 받고 있는 쿠팡이 99원 생리대와 전통시장 상생 협력 등으로 '몸 낮추기'에 나섰다.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졌지만, 업계에서는 단기적인 보상과 이미지 회복으로는 근본적인 불신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자체 브랜드(PB) '루나미' 생리대 가격을 개당 99원으로 낮춰 판매하며 소비자 유입을 꾀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중·대형, 팬티라이너, 오버나이트 제품까지 전 품목을 99원에 판매한 결과, 이틀만에 모두 품절됐다. 일부 품목은 재입고 직후 다시 소진될 정도로 수요가 폭발했다. 쿠팡은 "지난해 12월 대통령실과 공정위가 생리대 가격 문제를 지적한 직후 중소기업 파트너사와 함께 기획한 것"이라며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판매 전략은 원가 이하 손실을 쿠팡이 전액 감당하는 방식으로, PB 위생용품 전체로 확대하기는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쿠팡 내부에서도 일회성 조치에 그치지 않기 위한 추가 대응을 고민하고 있지만, 현재 구조로는 생리대 외 제품군으로 확대하거나 장기적인 정책으로 이어가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생리대 품절 대란은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방어 전략'의 일환으로도 해석된다. 리테일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쿠팡의 1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전월 대비 약 110만명 감소했다. 12월 0.3%였던 이용자 감소율은 1월 3.2%로 10배 가까이 치솟았고, 반면 같은 기간 네이버플러스스토어 이용자는 10% 넘게 증가했다.

이용자 이탈의 중심에는 지난해 11월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있다. 쿠팡은 유출 규모가 3000건이라고 발표했지만, 경찰 조사 결과 3386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셀프 조사 축소 발표'와 증거 인멸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따라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지난달 30일 해롤드 로저스 한국법인 임시대표를 소환 조사했고, 6일 다시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시켜 위증 혐의 등을 조사했다. 로저스 대표는 "쿠팡은 정부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지만, 청문회 당시 국정원 지시로 조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한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는 국정원 반박에 여전히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앞서 3일에는 박대준 전 한국대표도 같은 혐의로 경찰에 소환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로저스 대표와 박 전 대표 등 전·현직 임원 7명을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현재 쿠팡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포함한 10여 개 정부기관의 동시 조사를 받고 있다.

로저스 대표는 전날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으며, 이는 고객에게 보답하는 방법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쿠팡이 청량리종합시장과 함께 전통시장 디지털 전환 사업에 나선 점도 강조했다. 온라인 판로 확대, 친환경 포장 지원, 밀키트 협업 등을 통해 지역 상생을 꾀하겠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업계 반응은 회의적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금 필요한 건 이미지 제고를 위한 홍보가 아니라, 유출 사태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구조적 재발 방지 대책"이라며 "일회성 보상이나 상생 캠페인으로는 무너진 신뢰를 되돌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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