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덕질이 돈이 된다"···은행권, '아이돌·웹툰·야구' 일상 스며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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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질이 돈이 된다"···은행권, '아이돌·웹툰·야구' 일상 스며들기

등록 2026.04.25 08:11

김다정

  기자

'스포츠·엔터·웹툰'과 손잡고 '디지털 주도권' 콘텐츠 강화신한·지방은행 '스포츠 팬심' 공략···우리은행, e스포츠 정조준웹툰 플랫폼 '리디'와 손잡은 하나은행···광고비도 '역대급'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최근 시중은행들이 딱딱하고 보수적인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고객의 일상 속으로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 단순히 높은 금리를 제시하는 것을 넘어 스포츠·엔터테인먼트·웹툰 등 강력한 '팬덤'을 보유한 비금융 콘텐츠와 결합해 고객을 유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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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시중은행들이 보수적 이미지를 벗고 팬덤 기반 비금융 콘텐츠와 결합

고객의 일상에 깊숙이 침투하는 생활 밀착형 서비스에 집중

MZ세대 겨냥한 엔터테인먼트적 요소가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

숫자 읽기

2023년 5대 시중은행 광고선전비 8136억원, 첫 8000억 돌파

하나은행 1776억원으로 광고비 최다 지출

광고모델 효과로 주거래 은행 이동 등 '오픈런' 현상 발생

자세히 읽기

스포츠 팬덤 겨냥한 금융상품 인기

신한은행, KBO리그 연계 예적금으로 우대금리 제공

지방은행은 연고지 구단 성적에 연동된 상품 출시

우리은행, e스포츠 LCK 공식 후원 및 게임 연계 상품 선보임

맥락 읽기

비금융 콘텐츠와 팬덤 마케팅으로 고객 락인 효과 노림

금융 앱을 '놀이터'로 변신시켜 플랫폼 체류 시간 확대

슈퍼앱 경쟁 속에서 금융 일상화 전략 강화

향후 전망

금융 마케팅 패러다임이 경험 중심으로 전환

고객 취향과 일상에 파고드는 금융 일상화 가속

디지털 경쟁 심화로 맞춤형 콘텐츠 협업 확대 예상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시중은행들은 다양한 영역의 팬덤과 결합한 '생활 밀착형 서비스'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거 고객들에게 신뢰와 안정을 강조하는 다소 딱딱한 마케팅 방식에서 벗어나 MZ세대를 겨냥한 엔터테인먼트적 요소가 핵심 경쟁력이 된 모습이다. 최근 대형 광고모델을 기용하는 '스타마케팅'도 이의 일환이다.

실제로 지난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지출한 광고선전비는 8136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연간 8000억원을 돌파했다. 하나은행이 1776억원으로 가장 많고, 그 뒤를 우리은행 1673억원, 국민은행 1653억원, 신한은행 1576억원, 농협은행 1458억원 등이 이었다.

특히 가장 많은 광고비를 지출한 하나은행은 그 성과를 거두고 있다. 가수 임영웅을 내세운 이후 포토카드나 포스터 등 굿즈(기념품·Goods)를 받기 위해 수십 년간 이용하던 주거래 은행을 옮기는 '오픈런' 현상까지 나타났다.

최근에는 배우이자 감독 하정우의 첫 광고 연출작인 '하나 유니버스' 영상은 공개 2주만에 조회수 1200만을 돌파하는 높은 화제성을 보여주고 있다. 강호동을 필두로 G-DRAGON(지드래곤), 임영웅, 축구선수 손흥민, 아이브 안유진까지 막강한 캐스팅 라인업을 완성했다.

은행권의 팬덤 마케팅은 단순히 모델 기용에만 그치지 않는다. 스포츠 팬덤을 겨냥한 '승리 기원' 금융상품도 대세다. 응원하는 팀의 성적에 따라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팬심을 자극한다.

가장 공격적인 곳은 신한은행으로,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KBO)의 메인 스폰서로서 매년 'KBO리그 예·적금'을 선보이고 있다. 고객이 가입 시 응원하는 구단을 선택하면, 기본금리 연 2.5%에 해당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포스트시즌 진출 여부 등에 따라 추가로 최대 2.5%의 우대금리를 얹어준다. 여기에 'SOL 판타지야구' 등 디지털 플랫폼 참여를 연계해 금융과 게임 요소를 결합해 플랫폼 체류 시간을 늘리려는 전략도 펼치고 있다.

지역색이 뚜렷한 지방은행들은 연고지 구단의 팬심을 공략한다. BNK부산은행은 롯데자이언츠, 광주은행은 KIA타이거즈의 성적에 연동된 예적금을 매년 출시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미래 핵심 고객인 MZ세대의 눈높이에 맞춰 e스포츠로 영역을 넓혔다.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를 공식 후원하며 T1 공식 스폰서로서 '우리 T-WON 적금'을 중심으로 한 3종 상품을 출시했다. 경기 승패에 따라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카드 상품과 청소년용 카드에도 T1 디자인을 적용해 게이머를 겨냥한 포인트를 정확히 짚어냈다.

스포츠 연계 마케팅은 고객의 충성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특정 시즌 동안 고객이 은행 앱에 매일 접속하게 만드는 강력한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고객이 은행 앱을 마치 '응원 도구'처럼 느끼게 만드는 것이다.

이처럼 시중은행은 비금융 콘텐츠와 팬덤 마케팅에 열을 올리며, 강력한 팬덤을 보유한 비금융 콘텐츠와 결합해 고객을 플랫폼 내에 묶어두는 '락인(Lock-in)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슈퍼앱 경쟁 속에서 금융 앱을 업무용이 아닌 '놀이터'로 인식하게 만들어야만 디지털 금융 생태계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 일환으로 하나은행은 최근 국내 대표 콘텐츠 플랫폼 기업 '리디'와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하나은행은 모바일 앱 '하나원큐' 내에서 리디의 독점 웹툰과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금융 앱을 단순히 송금이나 조회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넘어, 고객이 일상적으로 즐기는 콘텐츠 소비 공간으로 확장하겠다는 취지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의 금융 마케팅이 금리를 더 주는 상품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고객의 일상과 취미에 동참하는 경험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바뀌는 추세"라며 "디지털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객의 취향을 파고드는 '금융 일상화'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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