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시속 100km 험로 질주···디펜더 옥타 블랙, 다른 차가 시시해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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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100km 험로 질주···디펜더 옥타 블랙, 다른 차가 시시해지는 이유

등록 2026.04.29 17:33

황예인

  기자

40도 급경사도 거뜬한 오프로드 주행 성능1m 도강·100km 고속주행의 극한 안정감4.4리터 V8 트윈터보 엔진이 만든 가속 카리스마

랜드로버 디펜더 옥타 사진=JLR 코리아랜드로버 디펜더 옥타 사진=JLR 코리아

"다른 차는 시시하게 느껴질 텐데요."

오프로드 차량을 처음 접한 기자에게 이 말은 크게 와닿지 않았다. 험로로 꾸며진 코스를 보는 순간 '아무리 그래도 저 울퉁불퉁한 길에서 달리는 건 다 비슷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채웠다.

이날 기자가 시승한 랜드로버 디펜더 옥타 블랙은 해당 모델 성능 중 가장 정점에 있는 오프로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베일을 벗은 옥타는 오프로드 주행에 최적화된 강력한 퍼포먼스를 앞세워 시장의 이목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옥타는 '블랙'의 정점을 찍고 시크를 덧입은 채 돌아왔다. 디펜더 컬러 팔레트 중 가장 순도 높은 검은색인 '나르비크 블랙'을 적용해 한층 강렬한 카리스마를 완성했다. 차체 크기는 전장(길이) 5003㎜, 전폭(너비) 2064㎜, 전고(높이) 1995㎜, 축거(휠베이스·앞뒤 바퀴 축간거리) 3023㎜다.

랜드로버 디펜더 옥타 블랙. 사진=황예인 기자랜드로버 디펜더 옥타 블랙. 사진=황예인 기자

랜드로버 디펜더 옥타 사진=황예인 기자랜드로버 디펜더 옥타 사진=황예인 기자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차량 내부에 들어섰다. 외관에서 풍기는 시크하고 절제된 무드가 실내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시트는 세미 아닐린 가죽과 크바드라트 소재가 적용됐는데, 안정적인 느낌을 받았다. 또 기존 디펜더보다 전고를 28㎜ 올린 영향인지 전방 시야가 탁 트이면서 위에서 내려보는 듯한 여유로움도 맛봤다.

기자는 가장 먼저 산악 지형으로 구성된 코스를 체험했다. 여기저기 흩어진 바위와 자갈들, 그리고 가파르게 경사진 오르막을 마주했다. 워낙 울퉁불퉁한 길이라 차량이 크게 흔들릴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차체는 안정감을 유지했다. 차량의 덩치와 무게가 무색하게도 힘이 부친다는 느낌도 없었다.

이어지는 오르막 구간. 정점에 다다르는 순간 시야가 가려지며 긴장감이 올라왔다. 이때 전방 시야를 확보해 주는 '클리어 사이트 그라운드 뷰'를 통해 노면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 내리막길에서는 동승한 인스트럭터의 지시에 따라 엑셀과 브레이크를 건드리지 않은 채 차량 시스템에 맡겨 내려가도록 했다. 차량은 설정 속도에 맞춰 스스로 일정한 속도로 하강했다.

DD(모듈형 오프로더 체험 장비)에서는 경사진 언덕을 또 한 번 체감할 수 있었다. 35도에 달하는 언덕 구조물에서 브레이크를 완전히 뗀 상태로 내려갔더니, '그라디언트 릴리즈 컨트롤 시스템'이 브레이크 장력을 세심하게 조절하며 부드럽게 하강시켰다. 실제 옥타는 최대 40.2도까지 가파른 경사를 주행할 수 있다.

랜드로버 디펜더 옥타로 경사 언덕 내려오는 모습. 사진=황예인 기자랜드로버 디펜더 옥타로 경사 언덕 내려오는 모습. 사진=황예인 기자

옥타 블랙은 약 1m 깊이의 수로를 건널 수 있는 도강 성능도 갖췄다. 실제 70cm 수준의 물에 진입한 상황에서도 차량 속도가 떨어지지 않은 채 안정적으로 물길 구간을 통과했다. 정면 디스플레이에는 수심 등과 같은 주행 정보가 실시간으로 표시돼, 운전자가 상황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코스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오프로드 택시였다. 기자는 조수석에 탑승해 전문 인스트럭터가 울퉁불퉁한 길을 시속 100km로 달리는 극한의 주행을 경험했다. 앞서 기자는 오프로드 택시가 달리는 모습을 한차례 지켜봤는데, 험로를 마치 고속도로를 질주하듯 휘젓고 가는 모습에 순간적으로 겁에 질렸다.

그렇게 긴장 상태로 조수석에 몸을 맡겼다. 울퉁불퉁한 지형을 굉장히 빠르게 달리는데도 속도는 쉽게 꺾이지 않았다. 100km 속도를 유지한 채 험난한 구간을 통과하는 상황에서도 차체의 흔들림은 예상보다 적었다. 공포보다는 스릴 넘치는 경험이었다는 게 택시 탑승 후 소감이다.

마지막으로 온로드를 주행했다. 서킷 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단 4초. 서킷에서 액셀을 있는 힘껏 밟고 전방을 향해 나아가다가, 지정된 지점에서 급제동을 했다. 짧은 시간 안에 속도를 올리다 감속하는 상황이지만, 브레이크가 밀리는 느낌이 전혀 없었다.

온로드 코스 트랙. 사진=황예인 기자온로드 코스 트랙. 사진=황예인 기자

출력 635마력(PS)을 발휘하는 4.4리터 V8 트윈 터보 엔진은 폭발적인 가속력을 만들어낸다. 여기에 유압식 연동 시스템인 '6D 다이내믹스 서스펜션'을 통해 보다 안정적인 코너링이 가능하다. 온·오프로드를 가리지 않고 극한의 퍼포먼스를 이끌어내는 핵심은 두 기술의 조합에 자리해 있다.

다만 옥타 블랙의 가격은 결코 가볍지 않은 금액이다. 고성능 차량인 만큼 '비싼 값에는 이유가 있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우선 연비는 복합 7.0㎞/ℓ(도심 6.3㎞/ℓ, 고속도로 8.1㎞/ℓ)이며, 차량 가격(VAT 포함)은 2억4547만원이다.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온·오프로드를 가리지 않는 퍼포먼스와 기술력을 고려하면 납득 가능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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