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덕·박민규 민주당 의원, 과세 유예 촉구가상자산 시장 한파···원화 예치금 35% 감소타이거리서치 "투자자 70%, 과세 시 투자 축소"
내년 1월로 예정된 가상자산 소득 과세 추진이 진통을 겪고있다. 국내 거래대금과 거래소 예치금이 줄어든 상황에서 과세가 투자심리를 더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당 일부 의원까지 과세 재검토를 요구하면서 추가 유예 여부도 변수로 떠올랐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정치권을 중심으로 과세 시행 시점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야당에 이어 여당 일부 의원도 유예를 요구하면서 내년 1월로 예정된 가상자산 과세가 다시 미뤄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은 지난달 22일 과세 시점을 디지털자산기본법 통과 이후로 늦추자고 제안했다. 같은 당 박민규 의원도 다음 날 "디지털자산기본법조차 제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 내년 1월부터 과세를 시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유예를 촉구했다.
야당에서는 과세 폐지와 유예를 위한 입법이 이어지고 있다. 송언석 의원은 과세 폐지, 김상훈·정성국 의원은 각각 2~3년 유예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최근 김재섭 의원도 과세 시행을 2030년으로 3년 늦추는 법안을 발의했다.
단 정부의 입장은 여전히 강행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6일 국정감사에서 과세 시스템이 완비돼 있는지 묻는 질문에 "과세 시스템이 완비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테이킹·채굴·에어드롭·디파이 등에 대한 과세 기준 확정 여부에는 "조만간 국세청 고시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내년 과세를 예정대로 시행할 것인지 묻자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다양한 의견을 폭넓게 수렴할 것"이라고 답했다.
과세 재검토 요구의 배경에는 국내 시장 위축에 대한 우려가 있다. 지난 1일 금융정보분석원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6년 상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6월 말 국내 가상자산 평가총액은 58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3% 감소했다. 일평균 거래규모는 3조1000억원으로 44%, 거래소 영업손익은 816억원으로 78% 급감했다.
특히 원화 예치금은 5조2000억원으로 35% 줄었다. 거래 가능 이용자 계정은 소폭 늘었지만 예치금과 거래규모는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올 상반기 시장 위축 원인을 하락장 여파로 풀이하고 있지만 향후 과세 부담이 더해지면 투자심리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행 가상자산 과세 체계는 2020년 만들어졌다"며 "한국의 가상자산 경제 규모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내 가상자산 리서치 회사 타이거리서치가 국내 투자자 2423명을 조사한 결과 69.7%는 과세 시행 시 투자를 축소하거나 중단하겠다고 답했다. 국내 거래소 이용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는 응답은 73.1%였으며, 이들 중 88.0%는 글로벌 거래소나 개인지갑 이용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투자 축소 배경에는 과세 형평성이 주요 쟁점이다. 국내 거래소는 국세청에 거래명세서와 거래집계표를 제출하도록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 있지만 해외 거래소 정보 확보에는 한계가 있다. 국내외 거래정보 확보 수준에 차이가 남으면 같은 과세 대상 소득이라도 실제 집행 과정에서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보완할 암호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카프)도 참여국별 시차가 변수다. 한국은 내년에 최초 정보교환에 참여하지만 미국은 2029년, 아랍에미리트는 한국보다 늦게 참여할 예정이다. 국내 제도가 시행돼도 주요 해외 거래정보 확보에는 시차가 생기는 셈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도 2027년부터 CARF를 도입하는데, 이른 감이 없지 않다"며 "형평성 측면과 인프라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상자산 과세가 시행되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한종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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