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제가 꼭 책임지고 회사를 글로벌 보안 수준으로 거듭나도록 챙기겠습니다."
최주희 티빙 대표가 지난 6일 진행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약속한 말이다. 올해 5월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증인으로 출석한 순간이었다.
그러나 앞서 발표된 고객 보상안과 재발 방지 대책을 둘러싼 불만이 지속된 상황에서 최 대표의 발언만으로는 이용자들의 성토를 잠재우기 어려웠다.
티빙은 해킹 사태 보상으로 ▲해킹·피싱 안심 보험 ▲프리미엄급 시청 환경 업그레이드 ▲티빙 포인트 ▲엔터테인먼트 쿠폰으로 구성된 보상 패키지를 제공 중이다.
문제는 이용자들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보상인지에 대한 의문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입은 이용자들에게 해킹·피싱 안심 보험을 제공하는 것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개인정보가 외부로 유출됐다는 불안과 우려를 보험 가입만으로 해소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티빙 포인트 역시 마찬가지다. 개인정보를 맡겼던 플랫폼에 대한 신뢰가 흔들린 상황에서 이용자들이 다시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성격의 보상이 과연 적절하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미 신뢰를 잃은 이용자에게 서비스 이용을 전제로 한 혜택을 제시하는 것이 피해에 대한 충분한 보상으로 받아들여지기는 어려웠다.
재발 방지를 위한 약속 역시 고객들이 체감하기에는 먼 이야기처럼 들린다. 티빙은 2030년까지 정보 보호 투자를 직전 5년 대비 약 4배로 확대해 자체 보안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보안 조직은 프로덕트 보안·클라우드 보안·전사 IT 보안·컴플라이언스 보안 체계로 세분화하고 전문 인력도 향후 5년간 현재의 3배로 확충하겠다고도 밝혔다.
물론 기업 차원에서 보안 투자를 확대하고 전문 인력을 늘리는 것은 재발 방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다. 하지만 개인정보 유출로 피해를 입은 고객의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이 같은 투자 규모나 조직 개편 자체가 아니다. 결국 고객이 묻는 것은 "그래서 앞으로 내가 무엇을 체감할 수 있느냐"다.
수십억원, 수백억원의 보안 투자를 하겠다는 선언보다 고객은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는 변화가 우선이다. 사고 이후 고객에게 어떤 정보를 제공하고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기존과 무엇이 달라졌는지, 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신속하게 알리고 대응할 것인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다.
현재 티빙에 가장 중요한 과제는 신뢰를 잃은 고객에게 실질적인 변화를 보여주고 다시 서비스를 찾을 수 있도록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다. 대응이 소극적이고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마저 부족하다면 고객들이 굳이 다시 티빙을 선택할 이유도 없어질 것이다.
뉴스웨이 김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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