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용제품 경쟁 벗어나 고기능·저탄소 소재 중심으로 사업 재편SSBR 증설·재활용 ABS 개발···차세대 배터리 소재까지 영역 확대
글로벌 석유화학 업계가 수요 둔화와 공급 과잉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금호석유화학그룹이 연구개발(R&D)을 앞세워 사업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범용 제품 중심의 경쟁에서 벗어나 고부가 소재 비중을 높이고 친환경·미래 모빌리티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혀 수익성과 성장성을 함께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13일 금호석유화학그룹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과 금호피앤비화학, 금호미쓰이화학, 금호폴리켐 등 주요 계열사는 합성고무와 에폭시, MDI, EPDM 등 기존 주력 사업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재활용·저탄소 소재와 차세대 배터리 등 신규 분야의 연구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전기차용 타이어 등에 쓰이는 고기능성 합성고무(SSBR)를 중심으로 제품 고부가화에 나서고 있다. SSBR은 타이어의 연비와 내구성, 마모 성능을 높이는 소재로 차량 무게가 상대적으로 무거운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제품 중 하나다.
회사는 지난해 3만5000톤 규모의 증설을 마치고 상업 생산을 시작하면서 전기차와 고성능 타이어 수요 확대에 대응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폐가전에서 회수한 재활용 ABS(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를 자동차 내장재용 고사양 소재로 개발하며 친환경 소재 개발도 확대하고 있다. 이 소재는 기존 제품과 비교해 탄소 배출을 약 16%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연간 약 7만6000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설비도 구축해 생산 공정의 탄소 배출 감축을 이어가고 있다.
미래 소재 분야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포스코퓨처엠, 비이아이(BEI)와 함께 차세대 무음극 리튬메탈 배터리 개발에 참여하며 기존 석유화학 소재를 넘어 배터리 분야까지 연구개발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금호피앤비화학은 에폭시 사업의 친환경·고부가 전환에 집중하고 있다. 휘발성유기화합물(VOC)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수용성 에폭시를 개발하는 한편 바이오 기반 원료를 활용한 저탄소 에폭시 기술도 확보하고 있다.
금호미쓰이화학은 폴리우레탄의 핵심 원료인 메틸렌디페닐디이소시아네이트(MDI) 생산능력 확대와 고기능 소재 개발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말까지 연산 10만톤 규모의 생산 공정 효율화를 통한 생산량 증대(디보틀네킹)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투자가 끝나면 MDI 생산능력은 연간 71만톤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와 함께 바이오 원료를 함유한 폴리우레탄 시스템과 전기차용 경량 시트 소재, 고성능 흡음재 등을 개발하며 자동차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특수 합성고무 EPDM을 생산하는 금호폴리켐도 최근 7만톤 규모의 5라인 증설을 통해 연산 31만톤 생산체제를 갖췄다. 신규 생산라인에는 반응 조건을 제어해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는 초저온 중합 기술을 적용했다. 저압 냉동기와 폐열 회수 설비 등을 통해 생산 과정의 에너지 사용량과 탄소 배출도 줄이고 있다.
제품 개발 방향도 전기차와 친환경 모빌리티로 옮겨가고 있다. 기존 자동차 부품과 호스, 전선용 EPDM에서 경량화 소재와 전기차 주행 소음 저감 소재, 열전도·절연 소재 등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금호석유화학그룹 관계자는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친환경·고기능 소재와 미래 성장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지속적으로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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