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두산, 오너 지분 46% '껑충'···주주환원 다음은 지배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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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오너 지분 46% '껑충'···주주환원 다음은 지배구조

등록 2026.10.14 16:06

김제영

  기자

배당 확대·집중투표제 배제 조항 삭제승계정책 명문화·이사회 독립성 과제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두산이 대규모 자사주 소각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면서 박정원 회장 등 오너일가 지분이 46%를 넘었다.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주 친화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 같은 변화가 이사회 독립성과 일반주주의 권익 강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은 최근 박정원 회장 등 특수관계자 보유 지분이 기존 41.04%에서 46.68%로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자사주 소각에 따라 전체 발행주식 총수가 줄어들면서 오너일가의 지분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앞서 두산은 지난달 보통주와 우선주를 포함해 자사주 256만8528주를 소각했다. 소각 대상 주식의 시가 기준 추산액은 약 2조8900억원이며, 장부가액은 약 1213억원이다. 이에 따라 보통주 발행주식 수는 1619만3835주에서 1423만7411주로 감소했다. 최대주주인 박 회장의 주식은 129만1003주로 변동이 없었으나 지분은 7.97%에서 9.07%로 증가했다.

자사주 소각은 대표적인 주주환원 수단 중 하나다. 전체 발행주식 수가 줄어들면서 기존 주주의 지분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오너일가 역시 추가로 주식을 매입하지 않고 지분율이 상승하면서 지배력이 강화되는 효과를 얻게 된다.

두산이 대규모 자사주를 보유하게 된 배경에는 과거 사업구조 재편 과정이 있다. 두산은 2001년 오비맥주 등 소비재에서 중공업 중심으로 사업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이때 계열사들이 보유하던 두산 주식을 지주사로 모으면서 자사주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후 두산은 여러 차례 자사주 소각을 단행하며 주주환원 정책을 진행해왔다. 지난 2016년부터 약 3년간 303만4286주의 자사주를 소각한 데 이어 지난 2월에도 3년간 자사주 99만주를 소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지난해 33만주를 소각했다.

관건은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가 실제 기업가치와 주주 수익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두산의 주주환원 정책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뒷받침할 지배구조 개선이 병행되고 있는지가 핵심이다. 특히 상법 개정에 따라 자사주 소각이 의무화된 상황과 맞물리면서 두산은 주주환원 정책과 주주권 보호를 위한 제도 정비를 병행하고 있다.

두산은 배당액을 먼저 확정한 뒤 배당 기준일을 정하는 방식을 도입하고 배당금을 확대했다. 보통주의 주당 배당금은 2024년 2000원에서 지난해 4000원으로 두 배 늘었다. 소수주주가 특정 이사 후보에 의결권을 집중 행사할 수 있도록 집중투표 배제 조항도 삭제했다.

그러나 기업지배구조 측면에서의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두산의 핵심지표 준수율은 60%로, 전체 15개 항목 가운데 9개를 충족했다.

미준수 항목으로는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의 명문화,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 독립적인 내부감사 지원 조직 설치 등이 있다.

두산은 2004년부터 최고경영자 승계 프로세스인 '피플 세션(People Session)'을 운영하고 있다. 매년 대표이사 후보군을 선정하고 단기·중장기 후보로 나눠 육성 계획을 관리하며, 대표이사 선임 시 이사회 심의를 거친다. 회사는 내부 프로세스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이 같은 절차를 규정한 명문화된 승계정책은 마련하지 않았다.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다는 점도 경영진과 이사회의 역할 분리라는 측면에서 개선 과제로 꼽힌다. 이사회 내 주요 위원회를 사외이사 중심으로 구성했음에도 최종 의사결정 과정에서 실질적인 독립성이 확보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두산의 과제는 주주환원 규모 확대를 넘어 이를 지배구조 개선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조치라면, 이사회 독립성과 경영진 견제 기능 강화는 그 성과를 뒷받침하는 제도적 기반이기 때문이다. 대규모 자사주 소각을 통해 오너일가의 지분율이 상승한 만큼 지배구조 개선 성과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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