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합병한다더니 3년째"···티빙·웨이브 통합 막는 '주주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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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한다더니 3년째"···티빙·웨이브 통합 막는 '주주 셈법'

등록 2026.10.22 16:41

김세현

  기자

티빙-웨이브 합병 논의, 약 3년째 지속KT 합병 고민 여전···이해관계 충돌 때문"업계도 빠른 합병 원해···쉽지 않은 현실"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 속도가 좀처럼 나지 않고 있다. 2023년 12월 합병 논의를 처음 발표한 이후 약 3년째 지지부진한 모양새다. 시장에선 KT와 CJ ENM 등 티빙 주주로 이름을 올린 기업 간 엇갈린 이해관계가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은 주주 간 합의라는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한 채 장기화하고 있다. 양사는 2023년 12월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통합을 추진해 왔다. 국내 OTT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고 콘텐츠 투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양사의 역량을 결집한다는 구상이었다.

작년 6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으면서 양사의 통합이 진전을 이루는 듯 했다. 이후 티빙 최대주주 CJ ENM은 지난해 9월 웨이브의 최대주주인 SK스퀘어가 보유한 웨이브 전환사채(CB)를 사들였다. 이에 콘텐츠웨이브는 SK스퀘어 자회사에서 제외된 후 CJ ENM의 연결 종속회사로 편입됐다. 이 외에 두 플랫폼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통합 이용권이 출시되는 것도 합병의 사전 작업으로 읽혔다.

그러나 현재까지 합병이 답보 상태에 놓인 데는 티빙의 주요 주주인 KT스튜디오지니의 동의를 얻지 못한 점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KT스튜디오지니가 합병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복잡한 사업적 이해관계와 무관치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2022년 티빙이 KT의 OTT 플랫폼 '시즌'을 인수하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계약 당시 두 회사가 맺은 계약에 정산과 주주 권리 등과 같은 항목이 포함돼 있어 이를 해결하고, 풀어나가는 것이 우선 과제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KT의 인터넷TV(IPTV) 사업도 합병을 늦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티빙과 웨이브가 합치면 콘텐츠 경쟁력과 가입자 기반을 갖춘 대형 OTT로 거듭나는데, 이는 기존 유료방송을 해지하거나 이용을 줄이는 이른바 '코드 커팅'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어서다. KT로서는 합병이 기존 미디어 사업에 미칠 영향까지 따져봐야 하는 셈이다.

또, KT는 합병의 사업적 실익과 주주가치에 의문을 제기해 왔다. 지난 7월 박윤영 KT 대표는 "(티빙 웨이브 합병 관련 입장에 대해) 현재 콘텐츠 시장이 급변하고 있는데, 어떠한 선택과 위치가 우리나라 산업과 회사, 파트너의 이익이 있는지 따져볼 것이 많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두 플랫폼의 통합이 더 이상 지연되면, 향후 경쟁력 확보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OTT와의 격차가 더 커질 수 있으며, 합병 논의가 장기화하는 사이 각사의 경영 상황과 주주들의 의견 또한 더 달라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 5월 티빙은 해킹 사태로 인해 고객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태를 겪고, 현재 고객 보상을 이어가는 실정이다. KT 역시 미디어 사업 전략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있어, 합병 논의가 단기간에 속도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OTT 시장의 경쟁은 과열을 넘어 경쟁 자체가 힘들어졌다"며 "이를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지부진한 합병 논의가 마무리돼야 하는데,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업계에서도 빠른 합병을 원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발표되거나 나온 내용 중 달라진 사안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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