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세종 투입해 이달 말 특감 결과 목표룬메이캉 1000억 채권 해법과 공개 여부 주목시장선 "이해상충 털어내거나 거취 결단해야"
행동주의 펀드 라이프자산운용이 북경한미약품의 '룬메이캉 1000억원대 미회수 매출채권' 사태와 관련해 한미약품 감사위원회에 특별감사 결과 공개를 요구한 시한이 8일 앞으로 다가왔다.
한미약품은 외부 전문기관을 투입해 이달 말까지 감사 결과를 도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채권 회수와 감사의 중심에 선 황상연 한미약품 대표의 과거 이력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이번 조사의 독립성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삼일·세종 투입해 특감 착수···이달 말 조사 결과 도출 목표
22일 제약·바이오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 감사위원회는 '룬메이캉 1000억원대 미회수 매출채권' 관련 지난 8일 사내 리스크관리총괄 조직과 외부 전문기관인 삼일회계법인, 법무법인 세종이 참여한 특별감사 착수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조사에 돌입했다.
이번 특별감사는 라이프자산운용이 주주서한을 통해 지적한 북경한미-룬메이캉 간 거래의 적정성과 내부통제 부실을 점검하기 위한 조치다. 한미약품은 라이프자산운용이 요구한 오는 30일 시한에 맞춰 이달 말까지 조사 결과를 매듭짓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회사는 그동안 북경한미의 매출채권이 연중 증가했다가 연초에 회수되는 계절적 패턴을 보여왔다는 입장이다. 동시에 채권이 전액 회수될 때까지 룬메이캉과의 신규 거래를 전면 중단하고 그룹 차원의 채권 관리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감사 추진' 박재현 밀려난 자리에···'코리 백기사' 황상연 입성
외부 전문기관 투입에도 불구하고 자본시장에선 해당 감사에 대한 '독립성'이 확보되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그 배경에는 한미약품 창사이래 처음으로 외부에서 영입된 황상연 대표의 '구조적 이해상충'이 자리 잡고 있다.
룬메이캉 문제는 지난 2024년 경영권 분쟁 당시 전임 박재현 대표가 "회사에 중대한 위해가 된다"며 임종윤 북경한미 동사장(코리그룹 회장)의 개인회사 룬메이캉과의 내부거래를 직접 감사하려 했던 사안이다. 당시 박 전 대표는 오너 측의 거센 반발을 사며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 고소까지 당하는 충돌을 겪었고 올해 3월 연임이 불발돼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 뒤를 이어 '전문경영인 체제를 잇겠다'며 창사 이래 첫 외부 출신 수장으로 황상연 대표가 영입됐다. 하지만 최근 황 대표가 과거 벤처캐피탈(HB인베스트먼트) 재직 당시 임종윤 회장의 개인회사 '코리'에 5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투자를 타진하며 상장(Q-IPO)을 돕는 '우호적 백기사' 역할을 추진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독립성 문제가 제기됐다.
한미약품이 북경한미 리스크 대응을 위해 신설한 리스크관리 조직의 역할도 시선을 끈다.
회사는 지난달 말 미래에셋증권 출신의 안종균 전 부사장을 초대 최고리스크책임자(CRO)로 영입한 데 이어, 지난 8일 특별감사 착수 회의에도 안 CRO가 이끄는 리스크총괄 조직을 외부 전문기관과의 내부 파트너로 참여시켰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이번 감사의 출발점이 경영진과 내부통제의 실패를 짚는 데 있었던 만큼 사내 집행 기구인 CRO 조직이 감사의 한 축을 맡는 구조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시장에서 요구한 것은 사외이사로 구성된 감사위원회의 독립적이고 엄정한 조사인데, 자칫 회사의 리스크 관리 라인이 조사 범위와 수위를 조율하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어서다. 과거 오너 측과의 인연으로 독립성 논란에 직면한 황상연 대표 체제에서, 신설된 CRO 조직 역시 감사위원회의 완전한 독립성을 뒷받침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본질은 감독 부재·지배구조 문제"···비대칭 계약·충당금 0원 규명해야
일각에선 이번 특별감사가 단순히 '앞으로 돈을 어떻게 나눠 받겠다'는 회수 일정 제시에 그쳐선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룬메이캉과의 신규 거래 전면 중단도 해결책이 될 수 없다.
1084억원의 미회수 채권은 한미약품 연결 매출채권의 35%에 달하는 거대한 뇌관이다. 이미 2분기 북경한미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6.6% 급감(6억원)하는 실적 충격을 안겼다.
이에 라이프자산운용은 경영진의 자체 점검 수준을 넘어, 독립된 감사위원회가 계약 체결 경위와 거래 조건, 채권 관리, 대손충당금 판단, 모회사의 감독 실태를 직접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대권 라이프자산운용 공동대표는 "문제의 본질은 부실채권이 아니라 감독의 부재이며 이는 결국 지배구조 문제"라며 "독립된 감사위원회가 직접 조사하고 그 결과를 주주에게 보고하는 것만으로도 시장의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감사에서는 ▲북경한미가 룬메이캉에 신규 조건을 우선 제시해야 하고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할 수 없는 비대칭적 계약이 체결된 경위 ▲채권이 1000억원대로 급증하는 동안 대손충당금을 매년 '0원'으로 처리한 근거 ▲모회사의 관리·감독 실패 여부 등이 핵심 규명 대상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시장의 의혹과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특별감사 과정에서 경영진의 개입을 제거하는 것은 물론 독립된 사외이사 중심의 감사위원회에 전권을 넘겨야 한다.
황 대표에 대한 이해상충 논란이 제기된 상황에서 침묵만 지킨다면 전문경영인으로서 리더십은 흔들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의혹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거취에 대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주주들의 압박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한편 뉴스웨이는 과거 코리 투자 추진 경위와 이번 특별감사의 독립성 확보 방안, 룬메이캉 채권 회수 로드맵 등에 대한 입장을 듣고자 황상연 대표에게 유선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ljh@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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