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신입 채용 필수 스펙된 'AI 활용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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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 채용 필수 스펙된 'AI 활용력'

등록 2026.10.24 07:00

이건우

  기자

HD현대·포스코DX, 신입 채용에 AI 활용 역량평가 도입AI 지시부터 결과물 검증까지···실무형 활용 능력 평가기업 69.2% "채용 때 AI 역량 고려"···직무 전문성도 중시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이 기업의 업무 도구로 빠르게 자리 잡으면서 신입사원을 뽑는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최근 기업에서 지원자가 직접 AI를 활용하는 능력을 검증하는 기준이 등장하며 전공지식에 더해 'AI 활용력'이 새로운 직무 역량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는 올해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 채용부터 'AI활용역량검사'를 처음 도입했다. 서류전형 합격자가 생성형 AI를 활용해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AI를 업무 목적에 맞게 활용하고 결과물을 검토·보완하는 과정을 평가한다.

포스코그룹의 디지털전환(DX) 전문 계열사인 포스코DX 또한 올해 상반기부터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 온라인 'AI활용 역량평가'를 도입했으며 하반기에도 이러한 평가 기준을 이어갔다.

하반기 채용에서는 생성형 AI 도구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거나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 본 경험을 우대사항으로 제시했다.

기업들이 신입사원 선발 단계에서 AI 활용 능력을 따로 확인하기 시작한 배경에는 현업의 변화가 있다. 포스코DX는 모든 직원이 업무에 여러 AI 에이전트를 활용하고 필요한 에이전트를 직접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1인 N에이전트'를 추진하고 있다.

HD현대 역시 조선 부문을 중심으로 AI를 활용해 설계와 생산, 설비 등 업무 프로세스를 지능화·자동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AI 활용이 특정 개발 직군을 넘어 실제 업무 프로세스로 들어오면서 채용 기준도 이에 맞춰 바뀌기 시작한 셈이다.

평가 방식도 단순히 AI를 사용해 본 경험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데서 한 단계 나아가고 있다. 주어진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고 어떤 방식으로 AI에 업무를 지시하는지, AI가 내놓은 결과물에서 오류나 한계를 찾아낼 수 있는지 등이 새로운 평가 요소가 되고 있다.

같은 생성형 AI를 사용해도 이용자의 질문과 판단에 따라 결과물의 수준이 달라지는 만큼 최종 결과뿐 아니라 이를 만들어 가는 과정까지 보겠다는 것이다.

기업들의 인재 선호도에서도 이 같은 흐름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9월 500여개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하반기 기업 채용 트렌드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69.2%는 채용 때 AI 역량을 고려한다고 답했다.

실제 업무 현장에서는 AI 사용 자체가 빠르게 늘고 있다. 대한상의가 올해 1월 전국 임금근로자 3000여명을 조사한 결과 약 56%가 업무에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AI 활용 역량 평가가 일시적인 채용 유행보다 업무 프로세스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에 가깝다고 보고있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 AI연구원 연구교수는 "기업들이 AI 활용 능력을 보는 가장 큰 이유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프로세스 혁신에 있다"며 "AI 에이전트가 업무 프로세스의 일부를 맡게 되면 AI에 업무를 지시하고 결과물의 품질을 관리하며 협업할 수 있는 직원이 필요해지는 만큼 이는 일시적인 채용 유행이 아니라 구조적인 변화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AI 활용 능력으로 인한 기존 직무 전문성의 중요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AI가 업무의 '하우 투(How to)'를 담당할수록 사람에게는 무엇을 왜 해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진다"며 "AI에 정확하게 업무를 지시하고 결과물의 품질을 판단하려면 해당 분야의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오히려 직무 전문성은 과거보다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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