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IB·ATS는 또 연기
4월 포괄적 내용 통과 땐 증권주 가치 재평가 계기
전문가 “상승세 탈 것” 전망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일부인 장외파생거래 중앙청산소(CCP) 도입에 관한 법률이 임시 국회를 통과했다.
금융당국과 관련업계가 3년간 공들여왔던 자본시장법인 만큼 일부 통과라도 업계는 그나마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그러나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선진형 투자은행(IB)에 관한 법률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해 알맹이 빠진 자본시장법만 통과됐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올 상반기 CCP 도입··· “장외거래 안정성 제고”
CCP는 한국거래소 장내에서 거래되는 파생상품에 제공되는 중앙청산 결제서비스를 장외파생상품까지 확대한 것이다.
개정안은 다수 거래자간 장외파생상품 거래 등에서 발생하는 채무를 집중 부담해 다수의 채권·채무관계를 차감 처리하는 금융투자상품거래 청산업을 신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장외파생상품 시장은 지난 2011년말 잔액규모가 6904조원에 육박하지만 적절한 위험관리체계가 부재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CCP가 도입되면 장외파생상품 거래의 안정성이 높아져 금융거래 신뢰도가 향상되고 위험관리체계의 효과적 구축이 가능하다.
금융위 관계자는 “장외파생거래에 중앙청산제도의 도입으로 계약당사자의 거래 상대방 위험이 해소되고 다수 거래자간 차감 등으로 결제 규모 및 리스크가 대폭 축소된다”며 “장외거래의 안정성과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장외 거래의 거래내역 및 리스크 규모 등이 실시간 정확하게 파악됨에 따라 체계적인 시장위험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우여곡절 끝 통과에도 “알맹이 빠져”
그러나 이번에 통과된 자본시장법은 한국형 투자은행(IB)과 대체거래시스템(ATS)도입 등 중요 현안이 빠져 알맹이가 없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금융위는 지난 2011년부터 자본시장과 산업의 발전을 위해 자본시장법 개정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그러나 국회에서 이 법안이 몇몇 대형 증권사에게만 유리한 법으로 증권업계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라며 반대해 왔다.
자본시장법중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것은 선진형 투자은행의 발전 촉진안이다. 이 법안은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에 투자은행 업무를 허용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증권업계는 대형 투자은행 조건에 맞추기 위해 그동안 꾸준히 외형을 확장해 왔다. 현재 KDB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등 5개 증권사가 자기 자본 3조원 규정에 해당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투자은행이 허용되면 증권회사들이 단순히 수수료 수입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닌 신생기업을 발굴하는 등 종합적인 기업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외국과 같은 대형 투자은행이 탄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대체거래시스템(ATS) 도입도 무산됐다. 대체거래소가 도입되면 기존 한국 거래소와 별도의 거래소가 설립돼 매매가 가능해진다.
지금으로서는 신제윤 금융위원장 내정자가 강력히 투자은행 육성과 대체거래소 도입 등 자본시장법의 알맹이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를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 실제로 신 내정자는 금융위 부위원장 역임 시절 “개정안이 통과되면 금융투자업계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며 자본시장법에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이번 임시국회에서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투자은행과 같은 조항이 빠진 만큼 새로운 금융위원장이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을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며 “하루빨리 법안이 통과돼서 증권사들이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
장원석 기자 one218@
뉴스웨이 장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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