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여전···눈빛·어조 달라져
11일 오후 인천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안 전 후보의 첫 일성은 지지자들에 대한 감사표시와 함께 송구스러움을 표현하는 것이었다.
그는 지난해 대선의 패배 원인을 자신의 불찰과 부족함으로 돌리면서도 새 정치를 갈구하는 국민들의 여망을 이루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자신이 선택한 서울 노원병 출마를 ‘가시밭길’이라 표현했고, ‘국민의 삶과 마음을 중히 여기는 정치’를 하기 위함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안 전 후보는 부산 영도가 아닌 서울 노원병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지역주의를 벗어나 민심의 바로미터인 수도권에서 새로운 정치의 씨앗을 틔우고자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준비해온 원고를 읽는 과정부터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하기까지 과거와 비교해 분명한 어조와 눈빛을 보였고, 현실정치에 한 발짝 더 다가선 듯한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도 공항에 집결한 지지자들이 그를 맞이할 때 보인 환호성은 그의 존재감을 나타내는 데 충분했다.
◇노원병 출마 ‘공감 얻기’가 숙제
하지만 아쉬움도 컸다. 부족한 점도 적잖게 엿보였다.
노원병 출마를 그의 표현대로 ‘가시밭길’이라 공감해줄 여론이 얼마나 될 지가 미지수다. 지역주의 타파를 내세웠지만, 지역주의가 강한 곳은 서울 노원병이 아닌 새누리당의 입김이 강한 부산 영도다.
안 전 후보는 자신이 돌아온 진정한 이유와 한국 정치에 기여할 바를 자신의 생각과 의지만큼 내보이지 못했다는 평가다. 표현력은 정치인에게 필수불가결한 요소 중 하나다.
그는 자신의 노원병 출마에 대한 당위성과 함께 그가 선택한 길이 왜 ‘가시밭길’인지를 재보선 전까지 증명해야만 하는 과제를 스스로에게 남긴 셈이 됐다.
현실정치로 달려드는 길을 선택한 ‘정치인 안철수’에게 기대보다는 우려가 높아질 수 있는 상황에서 그의 향후 행보가 더욱 궁금하게 됐다.
이창희 기자 allnewguy@
뉴스웨이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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