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수 STX 회장 “지분·기득권 버리고 백의종군할 것”

강덕수 STX그룹 회장이 그룹을 살리기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는 뜻을 직원들에게 밝혔다.

16일 STX그룹에 따르면 강 회장은 지난 7일 그룹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최고경영자로서 그룹의 해체 위기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주식을 포함한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회사의 도약과 발전을 위해 백의종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STX그룹이 2008년 ‘리먼 쇼크’ 이후 들이닥친 글로벌 조선·해운 사업의 장기 불황 파고를 넘지 못하고 주요 계열사가 자율협약을 체결하게 됐다”며 “자율협약 신청은 협력업체 피해 최소화와 회사 임직원의 고용 안정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룹 정상화를 위해 혼신의 힘을 바치겠다”며 “어떠한 희생과 어려움도 감수할 것이며 채권단과 긴밀한 협의를 바탕으로 임직원 여러분의 고용 안정과 회사의 빠른 정상화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강 회장은 “과거 잘 나가던 시절의 경영 전략을 폐기하고 오로지 ‘생존’만을 목표로 경영 전략을 다시 구성할 것”이라며 ‘다난흥방(多難興邦, 어려운 일을 많이 겪고 난 뒤 다시 부흥하게 한다는 뜻)’을 경영 화두로 제시했다.

그는 “회사를 향한 우리 모두의 열정과 주인 의식이 그 어떤 외부의 지원보다 강력한 위기 극복 동력이 될 수 있다”며 임직원들의 단결과 희생 동참을 촉구했다.

한편 강 회장은 지난 4월 말 주력 계열사인 STX조선해양에 대한 긴급 자금을 지원받으면서 채권단에 대주주 주식 처분과 의결권 행사 제한, 위임장·구상권 포기 각서 등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백현 기자 andrew.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