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는 30일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설립한 한국인 명단을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한 3차 명단에는 금융인, 예술인, 기업인, 교육인 등이 두루 포함됐다.
<뉴스타파는> 윤석화씨 부부와 이수형 삼성전자 준법경영실 전무 외에도 조원표 현 앤비아이제트 대표이사, 전성용 경동대학교 총장 등이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운영해온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김석기 전 사장은 1990년부터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프리미어 코퍼레이션' 등 6개의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부인 윤석화씨는 김 전 사장이 설립한 페이퍼컴퍼니 가운데 '멀티-럭 인베스트먼트 리미티드(2001년 2월 버진아일랜드 설립)' 등 3개사의 주주로 등재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윤석화가 대표로 있는 돌꽃 컴퍼니 측 관계자는 "조세 피난을 목적으로 페이퍼 컴퍼니 설립에 이름을 올린 것은 아니다"라며 "윤석화 씨가 남편 분 사업에 도움이 될까 같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수형 전 삼성전자 전무와 조원표 앤비아이제트 대표는 김석기 윤석화 부부와 함께 버진아일랜드에 있는 에너지링크 홀딩스 리미티드(2005년 6월 17일 설립)의 등기이사로 등재돼 있었다.
이수영 전무는 동아일보 기자로 활동 하다 지난 2006년 삼성에 합류한 언론인 출신이며 조 대표도 동아일보를 거쳤다.
이수형 전무는 해명자료를 통해 "명의만 빌려줬으며 삼성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이 전무는 "삼성전자 입사 전에 김석기 사장과 친분이 있었다"며 "그래서 이름을 빌려달라고 해서 빌려줬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 전무는 "해당회사가 페이퍼컴퍼니인 줄도 몰랐고, 한 푼도 투자하거나 대가를 받은 것이 없으며, 해당계좌로 거래해 본 적도 없고, 삼성과도 아무 상관이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뉴스타파>는 이 전무가 페이퍼컴퍼니에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린 것은 삼성으로 옮긴 뒤인 2006년 8월이라고 설명했다.
조원표 대표도 "언론인 시절 알게 된 김씨가 홍콩에 사업을 구상하고 있는데 이름만 빌려달라고 해서 2006년 초쯤에 등기이사로 등재를 허락했다"며 해명했다.
조 대표는 "정부에서 조사가 나오면 떳떳이 응하겠다"며 자신의 억울함을 주장했다.
이밖에도 교육계 인사인 전성용 경동대 총장은 버진아일랜드와 싱가포르 등에 메럴리 월드와이드 (2007년 6월 설립), 더블 콤포츠(2007년 7월 설립) 등 4개의 페이퍼컴퍼니를 차명으로 설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총장은 취재가 시작된 뒤 일주일간 대학교에 출근하고 있지 않다고 뉴스타파측은 밝혔다.
한편 뉴스타파는 지난 22일부터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인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현재까지 이수영 OCI 회장(전 경총 회장) 부부, 최은영 한진해운 홀딩스 회장 등 총 17명의 인물이 공개됐다.
이번 3차 명단 발표는 국세청이 전날 조세도피처를 활용해 세금을 빼돌린 혐의자 23명에 대한 고강도 세무조사에 돌입한 가운데 이들 중 최근 뉴스타파가 공개한 12명도 포함돼 파장이 예상된다.
이주현 기자 jhjh13@

뉴스웨이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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