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보장보험, 지정대리인제도 도입한다

금감원, 치매보장상품 보험금 청구방식 약관개정

가입시 보험금 대리청구인 지정···보험사에 설명·안내의무 부과
“치매보장상품 대리청구인 지정제도, 조기 정착 위해 교육 강화 지도할 것”

금융감독원이 치매 보장 보험상품의 약관을 개정해 가입 당시부터 보험금의 대리청구인을 지정할 수 있도록 보험금 청구방식을 바꾼다.

그동안 자녀가 부모를 위해 또는 배우자를 위해 치매보장상품에 가입한 경우 가족이 보험가입 사실을 알고 있어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반면, 계약자가 본인을 위해 치매보장상품에 가입한 경우에는 타인의 도움 없이 보험금을 청구하기 곤란하다는 문제가 있었다.

금감원은 15일 “치매보장상품은 보장내용의 특성을 고려할 때 치매로 진단받은 본인 스스로 보험금을 청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에 치매보장상품 가입자의 보험금 수령 권리를 확보할 수 있도록 보험금 청구방식을 개선한다”고 밝혔다.

치매보장상품은 의학계에서 인정되는 검사방법인 CDR척도 등에 의해 치매로 진단 시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상품에 따라 중증치매만 보장하거나 경증·중증치매를 모두 보장하도록 정할 수 있다.

CDR척도(Clinical Dementia Rating scale)란 치매관련 전문의가 실시하는 전반적인 인지기능 및 사회기능 정도를 측정하는 검사다. 점수구성은 0, 0.5, 1, 2, 3, 4, 5로 돼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정도가 심함을 의미한다.

금감원은 “계약자와 피보험자가 동일한 계약자가 본인을 위한 치매보장상품에 가입할 경우 향후에 치매가 발생할 때를 대비해 보험금을 대신 청구하는 자, 즉 대리청구인을 보험가입 초기에 미리 지정하도록 제도화한다”고 설명했다.

치매보장상품 약관에 보험금 대리청구인 지정에 관한 사항을 구체적으로 명기하고, 이를 계약자에게 반드시 안내하도록 한다는 것이 이번 제도 개선의 주요 내용이다.

이에 따라 계약자가 보험금 대리청구인을 지정할 수 있다는 내용과 관련 절차 등을 치매보장상품 약관에 반영토록 지도하고, 현재 치매보장상품 약관과 별도로 특별약관(지정대리청구서비스특약)을 통해 운영하고 있어 계약자가 인지하기 곤란하다는 문제점도 보완한다.

또 계약자가 보험금 대리청구인을 보험가입 시 지정하거나 늦어도 보험가입일로부터 2년 이내에는 지정하도록 약관에 명시적으로 기재하는 것을 의무화한다. 이때 치매보장 면책기간인 2년을 고려해 이 기간 내에 지정 기한을 결정할 수 있다.

금감원은 “치매 발생시기를 예측할 수 없으므로 가입초기에 대리청구인 지정이 완료되도록 해 소비자의 보험금 관련 권익의 피해를 예방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어 “보험회사에 대해서는 ‘대리청구인 지정제도’의 내용을 계약체결 시 반드시 설명하도록 사업방법서에 명기하는 방식으로 안내의무를 부과한다”고 강조했다.

지정대리청구인이란 보험금을 직접 청구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를 대비해 보험금을 대신 청구할 수 있도록 계약자가 미리 지정한 자를 말한다.

자격요건은 피보험자(보험대상자)와 동거하거나 생계를 같이 하고 있는 자로서 피보험자의 배우자 또는 3촌 이내의 친족에 한한다는 것이 금감원의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앞으로 치매보장상품 개발 시 이번 개선사항을 반드시 반영토록 하고, 기존 치매보장상품 가입자에 대해서는 보험회사가 지정대리청구인 제도를 안내해 대리청구인을 지정하도록 추진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앞으로 치매보장상품의 대리청구인 지정제도가 조기에 정착될 수 있도록 보험회사로 하여금 영업조직에 대한 교육 등을 강화하도록 지도할 계획이다.

박일경 기자 ik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