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퇴직연금 성장에 예탁금 '130조'...대형주·성장주 머니무브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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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성장에 예탁금 '130조'...대형주·성장주 머니무브 가속

등록 2026.05.01 09:11

박경보

  기자

예탁금 130조원 육박···고점 격차 2조원대로 축소퇴직연금 400조원 돌파···DB 줄고 DC·IRP 비중 상승ETF 통해 성장산업 자금 집중···정부정책도 뒷받침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퇴직연금 투자 성향과 정책 환경이 변화하면서 증시로 자금이 이동하는 '머니무브'가 가속화되고 있다. 고객 예탁금이 6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ETF와 펀드를 통해 자금이 대형주와 성장주로 집중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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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퇴직연금 투자 성향 변화와 정책 환경 영향으로 증시로 자금 이동 가속화

ETF, 펀드 중심 머니무브로 대형주와 성장주에 자금 집중

증시 대기자금 사상 최고치 경신 임박

숫자 읽기

투자자 예탁금 129조7000억원, 6개 분기 연속 증가

지난해 3월 50조1000억원에서 1년 만에 약 80조원 증가

국내 ETF 시장 2010년 6조원 → 2024년 174조원 확대

배경은

퇴직연금 적립금 400조원 돌파, DC형·IRP 비중 확대

노동시장 변화와 임금 상승 둔화로 DB형 매력 감소

연금 운용 규제 완화, 위험자산 투자 한도 70%→사실상 100% 확대

맥락 읽기

간접 투자 확대, ETF·TDF 등 실적배당형 상품 중심 자금 유입

원리금보장형 대비 실적배당형 수익률 우위, 위험자산 선호 심화

대형주·지수 기반 패시브 투자와 성장 산업 테마로 자금 쏠림

향후 전망

퇴직연금 자금과 정책 지원으로 머니무브 장기화 가능성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한국 증시 매력도 상승 기대

방산, 로봇, AI 등 전략 산업 중심 자금 유입 전망

코스피 지수가 7000선에 근접하면서 증시 대기자금도 사상 최고치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달 6일 중동 리스크 여파로 107조원대까지 급감했던 투자자 예탁금은 어느새 130조원에 가까워졌다. 증시의 유동성이 확대되면서 상승 동력에 대한 기대도 커지는 분위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129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투자자 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주식 매수를 위해 증권계좌에 맡겨 둔 증시 대기자금이다. 직전 사상 최대치는 지난 3월 4일 기록한 132조682억원으로, 현재 규모는 2조원대 차이까지 좁혀졌다.

올해 2분기 기준 고객 예탁금은 6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과거에도 최소 7개 분기 이상 자금 유입이 지속된 점을 감안할 때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3월 18일 50조1000억원에 머물렀던 예탁금은 약 1년 만에 80조원 가까이 불어난 상태다. 이는 단순 자산 증가가 아닌 가계 금융자산 내 주식 비중이 커진 결과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최근 머니무브의 가장 큰 특징은 '간접 투자'다. 개인투자자들은 직접 매매보다 ETF와 공모펀드를 통해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주식형 공모펀드 설정원본은 142조원, 주식형 펀드는 260조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과거 동학개미운동 시기와 달리 펀드 자금까지 동반 유입되고 있다는 점에서 자금 성격 자체가 달라졌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시장 수급은 대형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ETF는 시가총액 가중 방식으로 운용되기 때문에 자금이 유입될수록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상위 종목으로 매수세가 집중된다. 실제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서도 ETF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며 지수 상승이 일부 종목 중심으로 강화되는 모양새다.

이 같은 머니무브의 배경으로는 기대수익률 격차 확대가 첫 손에 꼽힌다. 반도체와 산업재 등 주요 산업의 이익 추정치가 지속 상향되면서 자금이 위험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퇴직연금의 구조 변화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은 400조원을 넘어 GDP의 16% 수준까지 성장했다. 한때 70%를 넘었던 DB형 비중은 50% 아래로 떨어진 반면 DC형과 IRP 비중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노동시장 구조 변화가 있다. 연봉제와 임금피크제가 확산되면서 근속연수에 따른 임금 상승 효과가 약화됐다. 실질임금 상승률도 2000년대 평균 2.3%에서 최근 5년 0%대 수준으로 둔화됐다. 최종임금에 연동되는 DB형의 매력이 떨어지면서 운용 수익률에 따라 성과가 결정되는 DC형으로의 이동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에 따르면 퇴직연금 운용 규제는 포지티브 방식에서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됐고 위험자산 투자 한도도 70%까지 확대됐다. 적격 TDF와 디폴트옵션 도입으로 사실상 100%까지 위험자산 투자도 가능해졌다. ETF와 TDF 등 실적배당형 상품이 연금 자산 운용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배경이다.

실제 수익률 차이도 투자 성향 변화를 자극하고 있다. 퇴직연금의 장기 수익률을 보면 원리금보장형은 5년 기준 2.49% 수준에 그친 반면 실적배당형은 4.77%에 달했다. 저성장 환경에서 수익률 격차가 커지면서 위험자산 비중 확대가 불가피해졌다는 평가다.

이 과정에서 ETF 시장 성장도 맞물리고 있다. 국내 ETF 시장은 2010년 6조원에서 지난 2024년 174조원까지 확대됐다. 연금 자금과 개인 자금이 동시에 유입되면서 ETF는 증시 자금 흐름의 핵심 통로로 자리잡은 모양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머니무브가 단기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형 기금인 퇴직연금에 자금이 유입되고 있고 정책 지원도 지속되고 있어서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퇴직연금은 여전히 원리금보장형 자산 비중이 높지만 매년 비중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며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자사주 소각 의무화, 코스닥 활성화와 같은 정부 정책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신흥국 내에서도 저평가 받던 한국 주식시장의 매력도를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개인투자자의 상품 경유 간접 투자는 대형주 중심, 지수 기반의 패시브 장세를 야기한다"며 "특정 상품, 테마로 자금이 유입되는 수급 기반의 가격 형성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성장 산업인 방산, 로봇, 인공지능(AI) 인프라 등 국가 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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