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현물시장, 제2의 돈육 선물 시장 안 되려면

金 현물시장, 제2의 돈육 선물 시장 안 되려면

등록 2013.07.26 14:38

수정 2013.07.26 15:03

장원석

  기자

거래소, 지하경제 양성화 위해 금 현물시장 개설 발표
거래소 돼지값 폭락하자 지난 2월 돈육 선물시장 개설했으나 흥행 참패
축산농가 돈육 선물시장에 대해 잘 몰라 시장 참여 꺼렸기 때문
금 현물시장도 무자료 거래하던 개인이나 업자 참여할지 의문

정부가 지하경제 양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선 가운데 그동안 음지에서 많이 거래됐던 금 시장을 양성화 하기 위한 조치가 나왔다. 한국거래소가 금 현물 시장을 내년부터 공식적으로 출범시킨다고 발표한 것이다.

그러나 시장 참여자들은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그동안 세금을 내지 않고 거래해 왔던 금 거래자들이 세금을 낮춰준다고 해서 시장에 들어가겠느냐는 것이다. 또 금 현물 거래 시장 자체를 모를 경우 시장 활성화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따라서 자칫 정부가 돼지고기 값 폭락으로 인한 농민들의 시름을 덜어주기 위해 활성화 의지를 밝힌 돈육 선물 시장처럼 거래가 아예 없어 유명무실한 시장이 되지는 않을까 걱정어린 시선도 있다.

◇돼지고기 값 폭락에 구원투수로 등장했던 돈육시장

정부가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정책적으로 시장을 조성한 경우는 금 시장이 처음이 아니다. 올초 정부는 돼지고기값이 폭락해 축산농가의 시름이 깊어지자 돈육선물 시장 활성화 대책을 내논바 있다. 그러나 시장 수요가 예상보다 훨씬 적었고 교육 부족으로 현재 거래가 사실상 없는 시장이 되고 말았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3월 2돈육선물 시장 활성화를 위해 기본예탁금을 500만원에서 10%인 50만원으로 인하하고 증거금율도 거래증거금을 기존 14%에서 12%로, 위탁증거금을 21%에서 18%로 각각 내린다고 밝혔다.

또 삼성선물, NH농협선물, BS투자증권과 시장조성계약을 체결하고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돼지고기값 폭락으로 인한 축산농가의 시름을 덜어주기 위한 대책이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지난 5월 1계약이 체결된 것을 제외하면 지난달 아예 거래가 끊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돈육 선물 시장의 거래 급감에 대해 시장 참여자들이 돈육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점을 꼽았다.

현대증권 공원배 연구원은 “금이나 지수 선물같은 경우 시세차익을 통해 수익을 내는 건데 돈육 선물은 상품에 대한 수요가 있는 사람이 금융시장에 대해 접근성이 힘들었다"며 "돈육 농가가 금융지식이 부족해서 그런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금 현물시장 지하경제 양성화 효과 있을까

전문가들은 일단 거래소가 내놓은 금 현물시장의 제도 자체는 발상이 좋다고 평가한다. 그동안 음지에서 거래되던 금 거래 시장이 양지로 올라오면 지하경제 양성화로 연간 3000억원 가량의 세수 증대 효과가 있고 또 거래자들도 가격이 안정적인 금값으로 인해 노후대비 투자목적으로도 적합하다는 평가다.

NH선물 박명규 대리는 “장 초반 거래세 혜택을 줄 예정이라 거래 비용도 저렴하다"며 "트레이딩 목적으로 거래하는 사람에게는 단위도 10그램 미만으로 부담도 적다”고 설명했다.

다만 돈육선물 시장의 경우 처럼 시장 자체가 홍보가 되지 않을 것에 대해 우려했다. 이 경우 제도 자체가 아무리 좋아서 시장 자체가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박 대리는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거니까 참여자들이 있어줘야 하는데 거래절차는 주식처럼 하는거니까 간단한 방법이지만 문제는 홍보”라며 “시장에서 금 현물 시장을 잘 알수 있도록 대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거래세를 아무리 낮춰준다고 하지만 그동안 세금을 아예 내지 않았던 거래업자들이 갑자기 시장으로 들어올지 의문이란 지적도 있다. 이 경우 시장 활성화는 요원해질 가능성이 있다.

한 선물회사 관계자는 “개인이나 귀금속업자의 경우 시장에 들어올 유인이 적은 것이 사실”이라며 “무자료로 세금을 내지 않고 거래를 해 왔는데 이제 와서 세제혜택 때문에 시장에 들어올 이유가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BYLINE>
장원석 기자 one218@

뉴스웨이 장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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