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선호 여전···신규입주 줄어 공급도 부족전문가들 ‘수급불균형’ 지적···장기 처방 역설
‘8.28전월세대책’은 허울뿐이었다. 전월세시장 안정화는 고사하고, 전문가 대부분이 내년에도 오름세를 점치는 터라 장기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전셋값은 세입자의 전세 선호 현상이 당분간 이어지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내년까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현재 전세시장을 수요는 많고 공급이 적은 수급 불균형 상태라고 진단하면서 단기간에 완화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8·28대책 전월세 지원 공급 물량 확대가 가시화하기까지는 상당기간이 소요되고, 이사철 전세난을 진정시키기에도 한계가 있어 당장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또 가계 실질소득 정체와 2000년대 과도하게 오른 집값 상승이 맞물린 데다 저금리 장기화, 가계부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대책만으로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전국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도 25만가구로 올해보다 5만여가구 늘어날 전망이지만, 전세 수요를 충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있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내년 입주 물량이 올해 수준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전세난은 적어도 내년까지 불가피해 보인다”고 전했다.
대책 발표 이후 높은 가격 전세물건까지도 거래가 이뤄지면서 전세시장은 연일 강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대책 발표 이후 추석 전까지 서울은 2주 동안 0.56% 상승했고, 신도시와 수도권은 각각 0.28%, 0.22% 올랐다.
김은선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처음 강세가 두드러졌던 서울에서 매물을 찾지 못한 수요자가 수도권과 인천까지 관심 지역을 넓혀 수도권 오름세도 커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다만 전셋값 강세는 수도권에서만 두드러지고 지방에선 점차 완화하리라는 관측도 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수도권 전셋값은 이달 말쯤 고점을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처방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주택 구매 기대수익률을 높이는 대책이 아닌 공공 주거복지를 확대하고, 가계부채 구조조정이 급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박기정 한국감정원 연구위원은 “무조건 전세공급을 늘리는 것에만 집중하기보다 월세시장이 확대되는 임대차시장의 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방안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지성 기자 kjs@
뉴스웨이 김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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