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 장기화에 따른 미분양 적체 심화 건설업계가 병들고 있다. 자금난 취약한 중견사의 고충이 더욱 심하다.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지 못한 탓에 줄도산 위기설까지도 감지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미분양 적체가 심각하면서 대형건설사보다 중견사의 자금 압박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의 미분양 주택 현황 자료(8월 말 기준)를 살펴보면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8119가구로 전달(6만7672호)보다 447가구 증가했다.
특히 경기도 지역을 중심으로 준공 후 미분양 물량 적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건설사들의 재무구조에 위험요인이 될 전망이다. 경기 지역의 준공 후 미분양 가구수는 2008년 말 1136가구에서 올해 8월 1만1893가구로 급격히 증가했다.
NICE신용평가는 경기 지역에 A급 대형건설사와 BBB급 건설사들이 재무안정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예정 PF 사업장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고 진행 중인 사업장의 분양성과도 부진한 탓이다.
이뿐 아니라 실제 미분양 아파트는 이보다 더 클 전망이다. 브랜드 가치 하락을 우려한 건설사들이 정보 공개 꺼린 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미분양 아파트는 7만가구를 윗돌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같이 미분양 적체가 심각해지면서 유지비, 종합부동산세 등 비용부담으로 이어져 건설사의 재무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단순계산을 해보면 지난 13일 기준 전국 3.3㎡당 아파트 분양가는 평균 946만원으로 84㎡의 분양가는 2억6488만원이다. 한 건설사에서 50가구의 미분양이 발생했다면 132억4400만원의 자금이 묶여 있는 셈이다.
이런 탓에 건설사들은 미분양을 털어내기 위해 안감힘을 쓴다. 계약·중도금 무이자 융자, 할인분양 등의 비용은 대부분 금융권 대출로 충당한다. 건설사들은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을 떠안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미분양 증가에 따른 건설사의 자금경색으로 유동성 위기가 심각한 상황이다. 올 초 한일건설은 미분양으로 대손충당금이 증가하면서 작년에 2988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당시 자본잠식률이 109.5%로 자본금이 전액 잠식됐다.
해외라는 선택지가 있는 대형건설사는 나름의 대책을 마련했으나 그렇지 못한 중소건설사들은 벼랑 끝에 내몰린 상황이다.
미분양에 따른 자금난으로 PF 부실화하면서 건설사 유동성 악화는 연쇄부도라는 공식마저 나돌고 있다.
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 실장은 “당장 상황이 어려운 건선사들의 금융권 대출연장이 거부된다면 신규 사업이 중단되고 침체의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앞으로 부도처리될 건설사나 PF 부실 규모는 걷잡을 수 없을 만큼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성동규 기자 sdk@
뉴스웨이 성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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