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 플랫폼은 국산, 칩은 외국산 '이중구조'LIG넥스원·한화시스템, 국방반도체 연구개발'반도체 공급망 자립화' 목표···세대교체 포석
현대 전장에서 이 같은 무기체계의 성능을 좌우하는 것은 엔진이나 장갑(방탄 소재)이 아니다. 목표물을 추적하고 전파를 쏘며 정보를 주고받는 '전자 두뇌' 국방반도체다. 국방반도체는 전투기 레이다와 유도무기, 군용 위성 통신 등 첨단 무기 체계의 핵심 부품이다.
국방반도체가 사용되는 대표적인 무기 체계로는 능동위상배열레이더(AESA)가 꼽힌다. AESA 레이더는 수백에서 수천 개의 반도체 송수신 모듈을 전자적으로 제어해 다수의 표적을 동시에 탐지하고 추적하는 핵심 장비다. 현대 전투기와 해군 함정의 '눈'으로 불린다. 이때 전파를 생성하고 증폭하는 핵심 부품이 바로 고주파(RF) 반도체 칩이다.
그러나 한국은 플랫폼 강국이지만 핵심 부품은 상당수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무기의 '몸체'는 국산이고, 성능을 좌우하는 '두뇌'인 국방반도체는 외국산인 구조다. 업계에 따르면 RF 국방반도체의 경우 국산 자립도가 매우 낮아 90% 이상 미국 등에서 수입한다고 알려졌다.
실제 국산화에 성공한 무기체계로 알려진 천궁-Ⅱ와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L-SAM, 한국형 전투기 KF-21의 AESA 레이더에도 한계가 있다. 레이더 시스템 플랫폼 자체는 국산이지만, 그 속의 핵심 부품인 반도체 칩은 외국에서 사들인 '이중구조'라는 점이다.
국내에서 방산 레이더와 지휘통제 체계를 담당하는 대표 기업은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이 꼽힌다. LIG넥스원은 정밀 유도무기와 무인기용 레이더 반도체를, 한화시스템은 저궤도 위성 통신, 위성용·함정용 레이더 반도체 연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다만 국내 국방반도체 기술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단계다.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12월 레이더용 반도체와 위성용 우주반도체 개발을 위한 국가 연구 과제를 수주했고, 올해 들어 대학교와 국가 연구기관과 협력해 연구개발에 착수한 상황이다.
국방반도체는 군수 산업의 일종으로 기술 장벽이 높고 비용 부담이 큰 반면, 시장 규모가 작아 경제성이 낮다. 일반 반도체와 달리 극한의 온도와 진동, 전자파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하기 때문에 신뢰성과 내구성 기준, 개발 난이도가 높다. 반도체 강국인 한국에서도 직접 개발하기보다 수입에 의존하는 편이 수월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국방반도체 공급망 자립화다. 국내 방산 수출이 급증하는 가운데 수출 주역의 핵심 부품을 해외에서 조달하는 '아찔한 공존'을 벗어나기 위한 행보다. 미국의 기술 통제 가능성과 공급망 불확실성 등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미래 전장이 무인 전투체계로 전환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방반도체 국산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다만 국방반도체 국산화는 장기전이다. 차세대 무기체계 개발 시점에 맞춰 반도체 '세대교체'를 준비하는 장기 계획으로, 미래 방산 기술력을 위한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시스템은 군 통신용 반도체 개발을 2031년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연구가 실제 무기체계에 적용되는 시점은 2030년대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에서는 국방반도체 기술 확보가 향후 K-방산 무기체계 경쟁력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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