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당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한유통과 웰롭 살리기가 그룹을 지키기 위해선가, 개인의 사욕을 위해선가.”
21일 서울고법에서 진행된 김 회장의 배임·횡령혐의 파기환송심 3차 공판에서는 이를 과거 김 회장의 경영 행보를 통해 가늠해 보는 게 핵심이었다.
이날도 김 회장은 간이침대에 의지한 채 법정에 출석했지만 조기 퇴정했던 앞서와는 달리 3차 공판 내내 자리를 지켰다.
이날 공판에는 김시도 ㈜한화 노조위원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위원장은 1980년 한화에 입사해 33년간 근속한 근로자로, 1995년부터 노조 사무국장 등으로 일해왔고 올해 노조위원장에 당선됐다.
이날 변호인측은 노조 위원장을 통해 과거 김 회장의 상생 마인드를 듣고 근로자를 챙기는 한화의 기업문화를 확인하고자 했다.
IMF 당시 부실계열사를 살리기 위해 돈을 끌어 쓴 김 회장의 결단이 기업을 위한 것이었음을 납득시키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화의 노사관계에 대한 질문에 김 위원장은 “한화는 과거 모범적인 노사 사례로 선정돼 대통령 표창을 받았고, 역대 많은 노동부 장관들이 사업장을 방문해 격려하고 갈 정도로 모범적인 사업장”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선대 노조위원장들도 은탑, 철탑, 석탑 등의 훈장을 받는 등 노조설립 52년동안 무파업, 무쟁의 사업장으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조합원들의 평균 근속연수가 16~19년으로 장기근속자 비율이 높고, 정년퇴직자의 숫자도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또 2000년에는 노조위원장이 국내 최초로 사외이사로 앉아 이슈가 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과거 한화 인천공장을 폐쇄하며 근로자들이 전원 보은공장으로 생활기반을 옮겨갔을 때 당시 최고 35평의 아파트를 5년간 임대해주고 이사비용을 대주는 한편 상여금에 통근버스까지 지원해주는 등 한화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았다고 밝혔다.
변호인들은 기사를 인용해 외환위기 당시 10대 그룹 대부분이 일정부분의 인력감축을 단행했는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정리해고는 우리 실정에 맞지 않는다”며 정리해고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 위원장도 “당시 현장직들은 모두 큰 변화가 없었고 관리직에 한해서만 일부 희망퇴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당시 회사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봉급도 밀리지 않고 상여금 역시 지연되긴 했어도 회복기에 들어선 이후에는 모두 문제없이 지급됐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변호인측은 외환위기 당시 직원들이 ‘ 회장님 힘내세요’라는 편지를 써서 김 회장에 전한 사실을 소개했다.
변호인측은 또 과거 언론보도를 인용해 “김 회장이 최우선으로 여기는 것은 고용안정”이라며 “협상에서 다른 건 양보하더라도 근로자 고용보장은 최우선으로 하라”고 발언한 바 있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구조조정 회오리 속에서도 한화만큼은 단 한건의 노사분규도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날 검사측은 “2200여명의 한화 조합원들이 오늘 이 자리에 김 위원장이 증인으로 나오는 걸 모르고 있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조합을 대표해서 출석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검사측은 한화그룹 경영지원실에서 압수한 ‘노조에게 회사가 해줄 것은 먼저 해줘서 노조가 할 일이 없게 하라’, ‘전교조 가입교사 10여명을 전부 정리하라’는 취지의 2007년도 김승연 회장의 지시사항에 대해 밝혔다.
검찰측은 이를 두고 김 회장이 노조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변호인측은 한화그룹이 운영하는 천안 북일고 등에서 전교조 가입교사가 단 한명도 해고된 적이 없음을 밝히고 “‘노조가 할 일이 없게 하라’는 지시사항이 노조에 대한 횡포냐, 아니면 배려냐”라고 반박했다.
결국 노조가 먼저 요구하기 전에 애로사항을 찾아 해결하는 게 한화만의 기업문화였고, 노사 분규가 없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니었겠느냐는 게 변호인측의 주장이다.
이날 김 위원장은 “현재 화약을 만드는 방산공장에서 일하고 있는데 과거 이라크 등지에서 추진하던 사업이 김 회장의 공백으로 진행이 잘 안되고 있다”면서 “회장이 하루빨리 복귀해 업무가 빨리 처리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회사가 잘돼야 직원들과 조합도 그만큼 발전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회사속에 조합이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재판관이 “김 회장이 꼭 있어야만 사업이 잘 되는거냐”고 묻자 김 위원장은 “주변 언론들로부터 문의도 많이 들어와 어수선한 상황이라 조합원들 바램은 회장님이 계셔서 경영을 해준다면 더 힘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 4차 공판은 12월 5일 오후 3시 서울고법 312호에서 열린다. IMF 당시 재경부 직원이 출석해 외환위기때 한국기업들의 상황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변호인측은 다음 공판 증인이 부실회사를 회사측에서 지원해 살린 것이 그룹차원의 결단이었느냐, 아니냐를 거시적으로 바라보고 한유통과 웰롭을 살리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지를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김 회장에 대한 일부 배임행위의 유무죄 판단을 결정짓는 사안 중 하나인 ‘부동산 감정평가’의 결과가 다음 공판때 나온다. 그 결과에 따라 김 회장의 형량이 줄어들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원영 기자 lucas201@
21일 서울고법에서 진행된 김 회장의 배임·횡령혐의 파기환송심 3차 공판에서는 이를 과거 김 회장의 경영 행보를 통해 가늠해 보는 게 핵심이었다.
이날도 김 회장은 간이침대에 의지한 채 법정에 출석했지만 조기 퇴정했던 앞서와는 달리 3차 공판 내내 자리를 지켰다.
이날 공판에는 김시도 ㈜한화 노조위원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위원장은 1980년 한화에 입사해 33년간 근속한 근로자로, 1995년부터 노조 사무국장 등으로 일해왔고 올해 노조위원장에 당선됐다.
이날 변호인측은 노조 위원장을 통해 과거 김 회장의 상생 마인드를 듣고 근로자를 챙기는 한화의 기업문화를 확인하고자 했다.
IMF 당시 부실계열사를 살리기 위해 돈을 끌어 쓴 김 회장의 결단이 기업을 위한 것이었음을 납득시키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화의 노사관계에 대한 질문에 김 위원장은 “한화는 과거 모범적인 노사 사례로 선정돼 대통령 표창을 받았고, 역대 많은 노동부 장관들이 사업장을 방문해 격려하고 갈 정도로 모범적인 사업장”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선대 노조위원장들도 은탑, 철탑, 석탑 등의 훈장을 받는 등 노조설립 52년동안 무파업, 무쟁의 사업장으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조합원들의 평균 근속연수가 16~19년으로 장기근속자 비율이 높고, 정년퇴직자의 숫자도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또 2000년에는 노조위원장이 국내 최초로 사외이사로 앉아 이슈가 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과거 한화 인천공장을 폐쇄하며 근로자들이 전원 보은공장으로 생활기반을 옮겨갔을 때 당시 최고 35평의 아파트를 5년간 임대해주고 이사비용을 대주는 한편 상여금에 통근버스까지 지원해주는 등 한화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았다고 밝혔다.
변호인들은 기사를 인용해 외환위기 당시 10대 그룹 대부분이 일정부분의 인력감축을 단행했는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정리해고는 우리 실정에 맞지 않는다”며 정리해고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 위원장도 “당시 현장직들은 모두 큰 변화가 없었고 관리직에 한해서만 일부 희망퇴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당시 회사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봉급도 밀리지 않고 상여금 역시 지연되긴 했어도 회복기에 들어선 이후에는 모두 문제없이 지급됐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변호인측은 외환위기 당시 직원들이 ‘ 회장님 힘내세요’라는 편지를 써서 김 회장에 전한 사실을 소개했다.
변호인측은 또 과거 언론보도를 인용해 “김 회장이 최우선으로 여기는 것은 고용안정”이라며 “협상에서 다른 건 양보하더라도 근로자 고용보장은 최우선으로 하라”고 발언한 바 있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구조조정 회오리 속에서도 한화만큼은 단 한건의 노사분규도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날 검사측은 “2200여명의 한화 조합원들이 오늘 이 자리에 김 위원장이 증인으로 나오는 걸 모르고 있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조합을 대표해서 출석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검사측은 한화그룹 경영지원실에서 압수한 ‘노조에게 회사가 해줄 것은 먼저 해줘서 노조가 할 일이 없게 하라’, ‘전교조 가입교사 10여명을 전부 정리하라’는 취지의 2007년도 김승연 회장의 지시사항에 대해 밝혔다.
검찰측은 이를 두고 김 회장이 노조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변호인측은 한화그룹이 운영하는 천안 북일고 등에서 전교조 가입교사가 단 한명도 해고된 적이 없음을 밝히고 “‘노조가 할 일이 없게 하라’는 지시사항이 노조에 대한 횡포냐, 아니면 배려냐”라고 반박했다.
결국 노조가 먼저 요구하기 전에 애로사항을 찾아 해결하는 게 한화만의 기업문화였고, 노사 분규가 없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니었겠느냐는 게 변호인측의 주장이다.
이날 김 위원장은 “현재 화약을 만드는 방산공장에서 일하고 있는데 과거 이라크 등지에서 추진하던 사업이 김 회장의 공백으로 진행이 잘 안되고 있다”면서 “회장이 하루빨리 복귀해 업무가 빨리 처리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회사가 잘돼야 직원들과 조합도 그만큼 발전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회사속에 조합이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재판관이 “김 회장이 꼭 있어야만 사업이 잘 되는거냐”고 묻자 김 위원장은 “주변 언론들로부터 문의도 많이 들어와 어수선한 상황이라 조합원들 바램은 회장님이 계셔서 경영을 해준다면 더 힘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 4차 공판은 12월 5일 오후 3시 서울고법 312호에서 열린다. IMF 당시 재경부 직원이 출석해 외환위기때 한국기업들의 상황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변호인측은 다음 공판 증인이 부실회사를 회사측에서 지원해 살린 것이 그룹차원의 결단이었느냐, 아니냐를 거시적으로 바라보고 한유통과 웰롭을 살리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지를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김 회장에 대한 일부 배임행위의 유무죄 판단을 결정짓는 사안 중 하나인 ‘부동산 감정평가’의 결과가 다음 공판때 나온다. 그 결과에 따라 김 회장의 형량이 줄어들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원영 기자 lucas201@
뉴스웨이 최원영 기자
lucas201@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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