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음 아닌 현찰 받아낸 것”···특위 공전 시 예산 연계 다시 꺼낼 듯
여야 지도부 간 4자회담에서 특검 도입이 ‘추후 논의’로 밀려난 데 대해 민주당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일자 당 지도부가 특검 관철 의지를 분명히 하며 집안 단속에 나섰다.
지난 3일 여야 4자회담에서는 국가정보원 개혁특위 구성은 합의됐지만 특검 도입은 가시적인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 이에 당내 강경파를 비롯해 범야연석회의와 정의당 등 야권의 여러 세력들로부터 불만이 제기됐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4일 의원총회에서 “특검을 반드시 관철하겠다는 의지에는 추호도 변함이 없다”며 “의사일정 진행 중에도 국민과 함께 강력하게 요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특검과 특위의 동시 수용을 주장해 시간을 끌다가 겨우 약속을 받아내더라도 그것은 ‘어음’에 불과하다”며 “입법권이 있는 특위를 관철한 것은 ‘현찰’을 받아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도 “특검은 새누리당의 요지부동 때문에 반 발짝 밖에 진행시키지 못했다”고 인정하면서도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고 거들었다.
이를 위해 민주당은 범야연석회의에서 내놓은 특검 법안을 발의해 여당에 대해 특검 수용을 지속적으로 압박할 방침이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예상대로 강경파들의 불만이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한 초선의원은 “지도부가 수고한 것은 충분히 알겠다”면서도 “자화자찬할 만큼 성과를 거뒀다고 보기는 어렵지 않나”라고 힐난했다.
하지만 김 대표가 이번 회담을 통해 대여(對與) 관계에서 강경한 면모를 보여준 만큼 일단은 지도부를 믿고 가자는 분위기가 약간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예산안과 법안을 놓고 치열하게 전개될 연말 정국을 앞두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 문제가 완전히 수면 아래로 가라 앉은 것이 아니라 잠시 봉합된 것인 만큼 만약 특위에서의 논의가 원활치 않을 경우 민주당은 언제든 예산안과의 연계를 들고 나올 가능성이 적지 않다.
합의문에 특위 입법화와 예산안 처리 시점을 모두 연내로 규정한 것도 특위 입법화가 난항에 봉착할 경우를 대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창희 기자 allnewguy@
뉴스웨이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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