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감리 착수···강만수 전 산은 회장 겨냥 루머
전문가 수주산업 특성상 분식회계 문제삼기 어려워
금융당국이 대우건설 분식회계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업계가 뒤숭숭하다. 특히 대우건설이 분식회계를 벌였다고 의심받는 시점이 강만수 전 산업은행 회장 재임 시절인 2011~2012년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에서는 여러 가지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우선 국내외 시장에서의 저가수주 등에 따른 분식회계를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은 16일 “회계처리기준 위반 혐의에 대한 제보가 접수돼 대우건설에 대한 감리에 착수했다”며 “공사 관련 회계처리를 적정하게 했는지에 대한 확인 위주로 감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감리는 금감원이 회계법인이 상장사 감사를 공정하게 했는지를 검사하는 것으로 주로 분식회계 여부를 판단하는 잣대다.
현재 대우건설이 저가 수주로 의심받는 공사는 국내에서는 설계가 기준 각각 1134억원, 4046억원에 달하는 대구야구장과 동산의료원 등이다.
당시 이 공사는 건설업계가 필요로 하는 공사비와 입찰예정가가 백억원대 차이를 보여 저가수주 논란이 일었다. 특히 대구지역 단일 건축물공사로 사상 최고액을 기록한 동산의료원은 설계가의 65% 수준인 2629억원에 수주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조차 말이 많았다.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저가수주가 더 많다. 대우건설을 포함한 대형 6개 건설사의 2009~2011년 저가수주 사업은 계약액 기준으로 총 37조3000억원에 이른다.
해외건설협외에 따르면 같은 기간 대우건설의 주요 해외수주는 2009년 아랍에미리트 루와이스 정제소 증설 프로젝트(11억7449만달러), 2010년 아랍에미리트 조르프 라스파 석탄화력발전소 증설공사(10억2351만달러), 2011년 오만 수르 민자 복합화력 발전소 건설 공사(12억5778만달러) 등이 있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강 전 회장이 재임 당시 대우건설에 강한 애착을 보인 바 있어 적지 않은 관여를 했다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며 “금융당국에서도 경쟁이 치열했던 해외에서의 저가수주로 말미암아 분식회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금감원의 대우건설 분식회계 조사에 대해 수주산업의 특성상 분식회계를 문제 삼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건설산업연구원 한 관계자는 “준공 시점에서는 매출액이 확정돼 분식 등 법적 허위 사실을 적발할 수 있다”면서도 “저가수주와 분식회계가 개연성은 있지만 진행률 기준으로 볼 때 설계변경 등 변동이 상존해 문제 삼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건설업계에 이런 의혹이 제기된 건 처음은 아니다. 해외 저가 공사 수주로 적자를 낸 GS건설에 대해서도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과거 수주한 해외플랜트 손실을 작년에 인식하고도 즉시 반영하지 않고 올해 늦게 반영했다는 게 핵심이었다. 금감원은 그러나 자체 조사와 GS건설의 소명을 토대로 감리하지 않기로 했다.
대우건설 역시 적극적인 해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대우건설 한 관계자는 “제보 내용 등을 파악해 금감원이 소명을 요구하면 회계처리와 재무상황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지성 기자 kjs@
뉴스웨이 김지성 기자
kjs@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