젬백스 GV1001, 삼성제약에 3번째 기술이전알츠하이머 2상 실패 후 PSP 적응증 이동성과 없는 반복적 판권 이전···내부거래 의혹도
12일 업계에 따르면 젬백스는 최근 삼성제약에게 진행성핵상마비(PSP) 치료제 GV1001의 아시아 지역(한국, 일본, 인도네시아 등) 판권을 기술이전했다. 선급금은 115억원이며 조건부 단계별 마일스톤 최대 2085억원, 매출 기반 로열티가 포함된 계약이다.
이번 기술이전으로 젬백스는 GV1001을 삼성제약에 세 번째 기술이전하게 됐다. 가장 먼저 체결된 계약은 췌장암 적응증으로, 2015년 4월 국내 품목허가 라이선스 및 제조·공급, 판매 라이선스를 50억원에 계약했다.
알츠하이머 적응증은 2023년 5월 선급금과 마일스톤 포함 총 1200억원으로 기술이전됐다. 국내에서 임상시험, 품목허가, 판권 등을 넘기는 계약이다. 다만 앞서 진행된 두 건의 기술이전 사례 모두 상용화로 이어지지 않았으며 개발 단계도 더딘 상황이다. 췌장암의 경우 2020년 3상 임상시험결과보고서를 수령했으나 삼성제약에서 허가 신청 및 상용화를 검토 중인 단계다.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인지 기능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한 알츠하이머 2상 시험은 지난달 결과가 발표됐으나 1차 유효성 평가변수에서 통계적 유의성에 도달하지 못했다. 위약과 GV1001 모두 알츠하이머병 평가 척도인 ADAS-cog11 점수가 위약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못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젬백스는 PSP 적응증으로 GV1001을 기술이전했다. 젬백스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GV1001의 제2상 임상시험 결과 발표 이후 248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철회한 만큼, 이번 기술이전은 자금 수혈에 초점을 뒀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실제 젬백스는 지난 8월 연구개발을 위한 운영자금과 채무상환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추진했으나 11월 철회했다.
그 이후 PSP 적응증으로 GV1001의 국내 2a 임상시험 탑라인 데이터 수령을 공시한 후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업프론트 115억원은 계약 체결일로부터 7영업일 이내에 수령하는 조건이다. 유상증자 규모보다는 적지만, 업계에선 2상 실패로 인해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젬백스가 가지고 있는 파이프라인은 GV1001이 유일하며 전립선비대증 적응증을 제외하면 모두 삼성제약에게 기술이전된 상태다. 양사가 서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현재 삼성제약은 젬백스 지분 5.52%를, 젬백스는 삼성제약 지분 10.46%를 보유해 최대주주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제약은 2015년 투자 목적으로 젬백스 지분을 확보했으며, 젬백스는 2014년 5월 경영참여 목적에서 삼성제약 지분을 취득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양사가 내부 거래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려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젬백스 측은 "PSP 치료제로 개발 중인 GV1001을 최근 기술이전한 이유는 PSP 연장 결과를 확인하고 최종 의사결정을 한 데 따른 것"이라며 "알츠하이머병 임상 결과와는 무관하게 진행된 계약"이라고 말했다. 이어 "2상에서 내약성과 질환 진행 늦추는 경향성을 확인했다"면서 "12개월 연장 임상시험 합산한 72주 데이터 분석에서 PSP-RS 유형 환자군 대상으로 PSP 등급 척도의 총점 변화량을 분석한 결과 저용량에서 외부 대조군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제약과 젬백스가 GV1001을 반복 이전하는 구조에 대해선 "각각의 계약은 임상시험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당 기간 협의와 검토를 진행해 최종 계약을 확정한 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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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현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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