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 상속재판 조정 무산···이건희 회장 측 거부

삼성家 유산상속 분쟁이 조정 없이 판결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7일 서울고법 민사14부(재판장 윤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측은 맏형인 이맹희씨의 조정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회장 측은 “이 사건의 본질은 돈 문제가 아니고 삼성그룹 승계의 정통성에 관한 문제”라며 “이씨가 선대 회장의 유지를 왜곡하면서 이 회장의 정통성까지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삼성그룹 신뢰에 관한 문제로 비춰져 해외 투자자들이 우려 섞인 시선으로 이 사건을 바라보고 있다”며 “진지하게 연구하고 고민하고 생각한 결과 조정이 바람직한 해결책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인 이씨는 삼남인 이 회장이 선대 회장의 차명재산을 적법한 절차 없이 단독 상속해 자신의 상속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하자 항소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달 24일 열린 재판에서 이씨 측은 “이씨의 건강악화와 장남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형사소송 등을 고려해 이번 소송을 화해로 풀기 원한다”며 “조정절차를 거친 후 변론기일을 정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이에 재판부는 “선대회장이 살아계셨다면 형제들이 화해하길 바라지 않았겠나”라며 이 회장 측 변호인에게 의뢰인과 상의해 보라고 권유했지만 결국 이 회장이 이를 거부한 것이다.

이에 따라 결국 재판부의 판결로 승자가 결정될 전망이다. 재판부는 오는 14일 결심 공판을 열어 양 측의 최종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강길홍 기자 sli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