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 인수하며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6위에서 3위로 껑충
레노버가 모토로라를 인수하며 제2의 ‘싱크패드’효과를 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세계 1위 PC 업체인 레노버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각) 구글로부터 모토로라를 29억1000만달러(3조1200억원)에 인수했다.
레노버가 PC 업계에서 세계1위로 올라설 수 있었던 비결은 뛰어난 M&A(인수·합병) 전략에 있다. 중국 저가 PC 업체로 시작한 레노버는 IBM PC사업부를 인수하며 ‘싱크패드’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당시 고급 노트북의 대명사로 불리던 ‘싱크패드’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면서 레노버는 단숨에 세계시장 1위로 등극했다.
이러한 이력을 가진 레노버가 모토로라 인수를 통해 스마트폰 업계에서도 돌풍을 일으킬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당장 레노버는 모토로라 인수을 통해 업계 순위를 3위로 끌어 올렸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레노버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4.6%로 모토로라(1.4%)와 합하면 중국 화웨이(5.1%)와 LG전자(4.8%)를 따돌리게 된다.
레노버에 밀린 화웨이는 같은 중국기업으로 내수시장에서 격전을 벌일 예정이다. 자국 기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중국 시장에서는 레노버 브랜드를 쓰면서 모토로라의 제품력을 적극 활용할 전망이다.
세계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애쓰고 있는 LG전자는 삼성과 애플에 이어 강력한 경쟁자가 하나 더 늘어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했던 1위(32.3%) 삼성전자와 2위(15.5%) 애플도 긴장하긴 마찬가지다.
삼성은 지금까지 소비자니즈를 반영해 보급형부터 고급형까지 다양한 라인업으로 중국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었다.
삼성과 함께 하이엔드 스마트폰의 쌍두마차로 꼽히던 애플 역시 최근 인도와 중국 등 신흥 아시아 시장을 타깃으로 아이폰4를 재출시하는 등 저가 정책으로 선회했다.
결국 기존의 프리미엄 이미지는 유지하되 보급형 라인도 함께 선보이는 것이 양사의 전략인 셈이다. 그러나 레노버 역시 이 전략을 사용할 전망이어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지금까지 레노버는 미국과 유럽시장에서 저가의 중국제품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모토로라라는 이미지를 안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지금은 인수합병되는 형편이지만 모토로라는 1983년 세계 최초로 휴대전화(다이나택·DynaTAC)를 판매한 회사다.
1996년 세계 최초로 폴더형 휴대전화 ‘스타텍’을 출시한 모토로라는 미국과 유럽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지난 40여년간 휴대폰 사업을 영위하면서 쌓은 모토로라의 브랜드력이 레노버의 미국? 유럽 진출의 물꼬를 터 줄 전망이다.
양위안칭(楊元慶) 레노버 회장은 모토로라 인수 후 “레노버는 신흥시장을, 모토로라는 미국·중남미·유럽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내 업계는 현재의 상황만으로 업계 1·2 위에 큰 영향은 주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국내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삼성? 애플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대신 화웨이·샤오미 등 중위권 그룹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고 말했다.
박정은 기자 peregr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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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박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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