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건설, 쌍용·벽산건설 이어 전액 자본잠식
냉랭한 건설경기 탓 매각 재추진 반응 싸늘해
동양건설산업이 쌍용건설과 벽산건설의 전철을 밟고 있다. 동양건설산업은 10일 자본금 전액잠식으로 주식 매매거래가 정지돼 인수합병(M&A)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법정관리 중인 이들 건설사는 건설경기 불황 등 여파에 M&A 성사가 쉽지 않아 상장폐지가 불가피하다.
동양건설산업은 작년 매출 1848억원, 영업적자 1077억원, 당기순손실 114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자산총계(3414억원)에서 부채총계(4066억원)를 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652억원을 기록, 자본금(602억원) 잠식 상태가 됐다.
벽산건설도 5일 자본금 전액잠식으로 주식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지난해 영업적자 2838억원을 기록하며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1383억원을 기록, 자본금(682억원)을 두 배 이상 잠식했다.
앞서 쌍용건설은 2년 연속 적자로 자본금 1488억원을 모두 까먹어 지난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지난해 2월 12일부터 주식 매매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거래 정지도 문제지만 건설경기 침체로 실적 개선이 묘연해 M&A가 쉽지 않다는 점이 더 문제다. 더구나 M&A가 불발하면 재무구조 개선 실패로 이어져 상장폐지도 불가피하다.
상장폐지가 확정하면 손실을 본 개인투자자들이 집단 소송을 하는 등 법정 분쟁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악재 속에서 공교롭게 부실 건설사들이 매각 재추진에 동참하고 나서 M&A 성사 가능성이 더 낮아졌다. LIG건설과 우림건설은 각각 10일, 11일 매각공고를 내고 매각 재추진에 나섰다.
심각한 업황 부진에 시달리는 건설업계로서는 이런 상황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사업성이 뛰어난 건설사조차 번번이 매각이 무산하는 터라 인수자들이 건설사를 외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업황 부진 탓에 매각이 어려운 상황에서 M&A시장에 물량이 쏟아져 건설 업종 자체가 외면받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자금력 있는 인수자 찾기가 어려운 지금 같은 분위기로는 동양건설산업 등은 상장폐지 순서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고 토로했다.
김지성 기자 kjs@
뉴스웨이 김지성 기자
kjs@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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