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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밴드 비밥 “가요계는 ‘우리가 메인이야’”

[인터뷰]걸밴드 비밥 “가요계는 ‘우리가 메인이야’”

등록 2014.03.03 10:30

수정 2014.03.03 10:34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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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동민 기자 life@사진=김동민 기자 life@


기성세대에서 ‘들국화’는 아직도 전설적인 록밴드다. 또 음악의 대부라고 할 수 있는 신중현은 기타 하나로 가요계를 평정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서두에서 말했듯 과거일 뿐 사실 ‘Rock’이라는 장르는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하고 비주류 장르로 구분된다. 물론 아주 많은 뮤지션들이 록을 예찬하며 홍대클럽 어딘가에서는 뜨거운 인기를 얻고, 마니아층과 함께 열심히 록 장르의 대중화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자우림 윤도현밴드처럼 아주 대중적인 밴드가 있는가 하면 노브레인, 크라잉넛 같은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충분히 괄목할만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록밴드가 자신들만의 색깔을 고집하며 소신을 지키고 있다.

아이돌 그룹들이 현대음악의 주류를 이끌어 나가고 있는 틈바구니 속에서 차별화된 장르로 당당하게 도전장을 낸 이들이 있다. ‘예쁜밴드’라는 타이틀이 붙었지만 음악적인 감각과 무대매너까지 갖춘 이들은 신인같지 않은 신인 걸밴드 ‘비밥’이다.

사진=이선우 기자 sunday@사진=이선우 기자 sunday@


인터뷰를 진행하기 전, 의례 이들을 이해하기 위해 음악을 들었다. 타이틀곡 ‘내가 메인이야’의 멜로디와 가사가 귀에 쏙 박혔다. “저희가 밴드이기 때문에 록을 기반으로 두고 음악을 하는 건 알았지만 가사가 이렇게나 직설적일지는 몰랐어요. 처음보다 더욱 가사가 쎄졌죠. 처음에는 음악부터가 재미있고 웃기지만 모두들 공감을 이끌었고 반응을 끄는 데 조금은 성공한 것 같아요.”(지인)

타이틀곡 ‘내가 메인이야’는 아이돌들의 자화상을 엿볼 수 있다. 아이돌 그룹 내 여러 멤버들 중 ‘내가 가장 잘 나가야 해’라는 당돌하고 솔직한 마음이 담긴 곡이다. “저희도 그런 마음이 없다면 거짓말이죠. 더 잘하고 싶은 건 당연한 거니까요.”(주우) “콘셉트도 그렇지만 실제로 그런 부분들을 공감하니까 솔직한 마음들을 표현한 것 같아요.”(지인)

왼쪽부터 아연, 지인, 주우./사진=김동민 기자 life@왼쪽부터 아연, 지인, 주우./사진=김동민 기자 life@


어쨌든 자극적이어야하고 튀어야만 하는 걸그룹들 사이에서 비밥은 천편일률적인 섹시콘셉트가 아닌 자신만의 음악을 자신감 있게 선보였다. 특히 이미 한차례 걸그룹을 경험해봤던 멤버 지인은 더욱 감회가 남달라 보였다. “걸그룹 출신이지만 MR에 맞춰 춤추고 노래하는 것 보다는 직접 연주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큰 매력으로 다가왔어요. 노래를 하면서 사운드를 맞추는게 재미 있었죠. 비밥에는 가장 마지막으로 합류를 했어요. 비주류로 활동한게 1년이 넘었어요. 한번의 상처를 겪고 난 후 회사에 들어왔을 때는 처음에 대표가 베이스라는 악기를 추천해 주셨어요. 주위 분들이 처음에는 기타가 베이스보다는 수월하다고 gktut서 하게 됐는데 배우다 보니 너무 재미 있더라고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베이시스트가 되고 싶은 꿈도 있어요.”(지인) “저는 6살 때부터 피아노를 쳤어요. 10년정도 쳤는데 회사에서도 악기를 가르치셨죠. 처음에는 건반을 연주했어요. 하지만 그 당시 드럼을 쳤던 친구가 나가게 됐죠. 드럼에 관심이 있었고 혼자 강좌를 보면서 독학했어요. 어렸을 적부터 음악을 하면서 ‘리듬’을 좋아하게 됐죠. 그래서 드럼을 조금씩 연습했고 회사에서 레슨을 붙여주셨고 악보를 던져주면 치게 될 정도가 됐죠. 드럼을 처음 시작할 때는 여자가 드럼 치는 것 자체가 멋있어 보였어요.”(아연) “어렸을때부터 모던락을 좋아해서 기타치면서 노래하는 것에 대해 궁금해 했어요. 마침 저희 대표님께서 음악을 하시던 분이셔서 자연스럽게 기타와 음악을 접하게 됐죠. 어려운 테크닉을 연주하는 것보다 기타를 치고 노래하는게 좋았어요.”

음악을 시작한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록밴드로서의 자부심은 대단했다. 하지만 이들이라고 왜 일반 걸그룹 아이돌이 되고 싶지 않았겠는가. 이들이 보고 자란 세대가 아이돌들의 세대였거늘. 욕심도 있을지 모른다. “저는 걸그룹을 한번 하고 돌아온 케이스잖아요. 그래서 지금은 욕심이 없어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고 이루고 싶은 게 많거든요.”(지인) “밴드를 하려고 모인 건 아니었어요. 음악을 좋아해서 시작하게 됐는데 걸그룹들이 많아져서 살아남기가 힘들다는 현실을 직시했죠. 그때 피아노랑 기타를 배우고 있던 상황이었고 어쿠스틱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밴드에 초점을 맞춰 해보자고 의기투합했죠. 지금은 잘한 것 같아요.”

사진=김동민 기자 life@사진=김동민 기자 life@



좋아하는 뮤지션을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쉴새없이 대답한다. “한국에서는 씨엔블루 선배님들을 좋아해요. 외국 그룹은 본조비! 잘생겨서 좋아하는 것도 있지만(웃음) 락에 대해 공부할 때 하드락부터 모던락 영상을 대표님께서 보여주셨죠. 그때 본조비를 봤는데 너무 멋지더라고요. 그래서 본조비 영상을 다 찾아보게 됐어요.”(아연) “저는 밴드 도트리를 좋아해요. 기타를 잘치는 것도 좋아하지만 제가 모던락을 좋아하거든요. 도트리 밴드의 음악이 좋았어요. 라디오 헤드도 좋아하고 익스트림의 누노도 좋아해요. 기타리스트들은 모두 누노를 좋아할꺼예요.” “저는 커트 코베인이요.(너바나의 기타리스트. 1994년 사망) 당연히 잘생긴것도 있지만(웃음) 공연을 하는데 기타치며 노래하는 장면을 봤는데 정말 멋졌어요. 베이시스트 마커스 밀러도 좋아하고요. 연습 많이 해야겠어요.” 아주 유명한 뮤지션부터 이름도 생소한 뮤지션까지. 그야말로 대단한 ‘Rock心’을 보여준다.

비밥은 데뷔 전부터 여러 차례 버스킹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며 실력을 쌓아왔다. “예전에는 장한평역에서 버스킹을 처음 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반응이 너무 좋았어요. 지나가시는 분들이 우리 공연을 봐주셨는데 연령층이 높았지만 홍대랑은 또 다른 느낌으로 굉장히 편하고 친근했죠. 그리고 강남역을 갔는데 장한평에서 봐주셨던 분들이 이번에는 카메라를 들고 우리를 찍어주시더라고요. 그 덕을 많이 봤어요. 다음에 스케줄 피해서 한번 더 버스킹을 하고 싶어요.”(지인)

이들은 꿈도 야무지다. “여자가 밴드한다고 하면 얼굴이랑 노래를 접하지 않으시고도 싫어할 수 있는데 안 좋게 봐주셔도 좋으니까 나아지는 모습을 꾸준히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급하게 가지 않고 천천히 즐기면서 올라갈 거예요. 걸밴드의 조상이 되고 싶어요. 먼 미래에 우리가 걸밴드들의 롤 모델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럴려면 우리가 더 열심히 해야겠죠?”

김아름 기자 beautyk@

뉴스웨이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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