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현재 한국거래소가 취약한 재무건전성 때문에 관리종목으로 지정한 코스닥 상장사 31개사 가운데 14개사가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섀도 보팅을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섀도 보팅은 정족수 미달로 주총이 무산되는 것을 막아 기업들의 원활한 주총 진행을 돕고자 도입됐다.
그러나 상당수 기업의 경영진이 소액주주를 배제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안건을 통과시키기 위한 것으로 악용해 내년부터 폐지된다.
하지만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동양시멘트와 3월 결산법인인 베리타스 및 씨엑스씨종합캐피탈 등 3개사는 지난달 정기주총을 개최하지 않았다.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어 정기주총을 개최하지 않은 동양시멘트와 3월 결산 베리타스, 씨엑스씨종합캐피탈을 제외하면 관리종목 중 50%가 주총을 앞두고 섀도 보팅을 신청한 셈이다.
이는 전체 코스닥 상장사의 섀도 보팅 신청 비율과 비교할 때 높은 수준이다.
예탁원에 따르면 2012결산연도에 전체 12월 결산 코스닥 상장사 964곳 중 섀도 보팅을 요청한 법인은 약 39%인 378개사였다.
문제는 이를 도입한 부실 코스닥 기업들이 소액주주의 의견은 반영하지 않고 대주주나 경영진이 원하는 방향으로 안건을 통과시키는 데 악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지난 2010∼2012결산연도 코스닥 상장사의 섀도 보팅 요청 의안을 살펴보면 감사(감사위원) 선임, 임원보수 한도 승인, 이사 선임 안건 등이 가장 많았다.
실제 지난달 코스닥 관리종목 상장사 28개사의 정기주총에서 감사(감사위원) 선임 또는 임원보수 한도 승인 안건이 부결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이사선임 안건이 부결된 경우는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유니드코리아와 CU전자 2곳뿐이었다.
한편, 섀도 보팅은 지난해 자본시장법이 개정되면서 내년부터 폐지된다. 앞으로 기업들은 부족한 의결 정족수를 채우려면 전자투표제를 시행해야 한다.
박지은 기자 pje88@
뉴스웨이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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