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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미 “‘터널 3D’ 첫 느낌? 공포가 입체라는 말에 신기했죠”

[인터뷰] 정유미 “‘터널 3D’ 첫 느낌? 공포가 입체라는 말에 신기했죠”

등록 2014.08.26 09:55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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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이수길 기자사진 = 이수길 기자

너무 예쁘게 생겨서 사실 아무것도 안할 것 같은 ‘깍쟁이’ 공주님이 어울릴 것 같았다. 하지만 배우 정유미는 언제나 ‘파이팅’이 넘는 스타일이다. 데뷔 후 지금까지 그가 걸어오고 맡아온 배역만 봐도 그렇다. 항상 캔디형으로 ‘역경을 이겨내는’ 모습은 그의 조각같은 외모와는 역설적으로만 느껴진다. 그래서 그의 모습을 보는 남성들은 하나 같이 보호 본능을 느끼는 지도 모른다. 이런 정유미가 당찬 도전장을 내밀었다. 강심장의 면모를 드러낸 채 여배우 성공 가도의 지름길이라고 불리는 ‘호러퀸’ 타이틀을 거머쥘 욕심을 드러냈다. 최근 개봉한 국내 최초 풀3D 영화 ‘터널 3D’를 통해 장르 영화의 퀸 자리를 노린다.

정유미는 현재 MBC 일일 드라마 ‘엄마의 정원’ 촬영에 매진하고 있다. 일일 드라마의 살인적인 스케줄 탓에 인터뷰 당일에도 새벽까지 촬영을 끝마치고 부리나케 현장으로 달려왔단다. 피곤할 법도 하건만 올해 31세의 이 당찬 여배우는 특유의 발랄함으로 인터뷰 현장 분위기를 한 순간에 바꿔놓는 마법을 발휘했다.

사진 = 이수길 기자사진 = 이수길 기자

“사실 여배우라면 공포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을 거란 선입견이 있어요. 그런데 솔직히 그런 건 없어요. 사실 무서움도 별로 타지 않아요. 그것보다 신기했던 것은 이번 영화가 국내 최초의 풀3D 영화란 점이었어요. 신기했죠. 공포가 3D라는 데 어떻게 나올까란 점에서 기대가 되게 컸어요. 공간이 주는 깊이감, 폐탄광의 서늘함 등 그 느낌이 관람 내내 전달해 진다면 어떨까 궁금했죠.”

사실 정유미에게 공포영화는 두 번째다. 지난해 초 다른 공포영화를 준비하고 있었단다. 만반의 준비를 하고 마음을 다잡고 있었지만 제작이 무산됐다. 덕분에 각오는 제대로 돼 있었다. 비명을 지르건 피를 뒤집어쓰건 제대로 고생을 할 각오를 마쳤다.

사진 = 이수길 기자사진 = 이수길 기자

“사실 우리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불안감을 끌어 올리는 맛이 있어요. 폐쇄된 공간 속에서 하나 둘씩 친구들이 죽고, 산소도 줄어가고, 그 속에서 정신이 혼미해지면서 각자의 불안이 끌어 오르는 거죠. 그 순간 나도 모르게 극도의 공포감 같은 것을 느껴보기도 했어요. 육체적으로도 정말 힘들 때였는데, 그 기분이 참 묘했어요. 드라마에선 느끼지 못하는 그런 걸 진짜 느껴보니 온 몸이 짜릿했죠.”

그 짜릿함을 느끼기까지의 현장은 결코 장밋빛은 아니었다. 우선 영화 자체가 폐쇄된 공간에서 촬영을 해야 했다. 제목 자체가 ‘터널’이다. 실제 제작진과 배우들은 강원도의 한 탄광에서 영화를 찍었다. 세트가 아닌 실제 폐광에서 찍는 통에 고생은 상상을 초월했다고. 공포영화를 찍으면서 내용이 공포가 아닌 실제 현장 자체가 공포였단다.

사진 = 이수길 기자사진 = 이수길 기자

“촬영을 해야 하는 공간이 탄광 입구에서부터 한 20분 이상을 걸어 들어가야 해요. 완전 미로처럼 되어 있고 이동 수단도 없어요. 그냥 걸어가야 해요. 더군다나 그 먼지가 얼마나 대단한지, 다들 폐병 걸리겠다고 하소연이었죠. 그리고 워낙 깊어서 전화도 안터져요. 안은 얼마나 미로처럼 복잡한지, 한 번은 화장실을 가기 위해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다가 실제로 길을 잃어버릴 뻔한 적도 있어요. 전화도 안 터지는 그 곳에서 길 잃으면 정말 위험했죠.”

폐탄광이라 음산 기운도 한몫했다. 먼지가 워낙 많아서 다들 잡담도 최소화했다고. 조용한 가운데에서도 배우들이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또래들과의 어울림이었다고. 탄광 안이라 대기실 같은 것도 없어서 종이 한 장 깔고 바닥에 앉아서 대기하고, 각자의 캐릭터가 갇힌 설정이라 의상 역시 입고 있는 옷 한 벌이 전부였단다. 물론 서로 눈빛으로 대화를 나누면서도 탄광의 음기에 기운이 빨리는 듯 한 묘한 경험도 해봤다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사진 = 이수길 기자사진 = 이수길 기자

“감독님도 제가 눈이 좀 커서 겁이 좀 많을 것 같다고 생각하셨나봐요. 또 공포영화 현장에선 여배우들이 좀 놀라고 그래야 재미도 있고(웃음). 저 근데 되게 겁이 없어요. 이래뵈도 스카이다이빙도 해봤어요. 진짜 재미있어요. 전 현장에서 그냥 제가 맡은 은주의 행동에 대해서만 집중했죠. 대체 그 안에서 은주는 왜 그랬을까. 그런데 다른 분들은 공포영화에 맞는 많은 준비를 해 와서 좀 놀라기도 했어요.”

정유미에 따르면 극중 유경으로 출연한 배우 이시원의 경우 비명을 12가지 버전으로 준비해 와 동료들을 놀라게 했다고. 또 다른 배우는 첫 리딩에서 주변 사람들의 고막을 찟는 듯한 비명으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단다. 반면 자신은 그런 공포영화 속 여배우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 다소 아쉽다는 속내를 전하기도 했다.

사진 = 이수길 기자사진 = 이수길 기자

“좀 더 여성스럽고 순한 모습을 보여 볼까란 생각도 해봤는데, 태생적으로 그러질 못해요(웃음). 저 오글거리는 거 진짜 못하거든요. 그냥 성격 자체가 그래요. 마음에 들면 하는 거고, 아니면 안하는 거고. 싫고 좋음이 딱 정해져 있어요. 글쎄요, 전 제 이런 성격이 공포영화란 장르와 정말 잘 맞는다고 생각을 해요. 그리고 이번 영화의 경우 손병호 선배님이 계셨지만 또래 친구들이 많아서 정말 즐거웠어요. 다들 성격도 좋아서 잘 맞았어요.”

예능과 드라마 영화를 넘나들며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는 정유미는 새로운 도전으로 연극과 액션을 꼽아 눈길을 끌었다.

사진 = 이수길 기자사진 = 이수길 기자

“최근 고두심, 이순재 선생님이 하시는 연극을 본 적이 있어요. 무대에서 두 분이 뿜어내시는 에너지가 정말 대단하시더구요. 두 분의 모습만 봐도 연극에 대한 매력이 분명히 있는 걸 느꼈어요. 기회가 되면 꼭 한 번 해보고 싶더라구요. 그리고 여성이 주인공인 액션도 꼭 하고 싶어요. 저 이래뵈도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스포츠 우먼이에요.”

‘깡다구’로 똘똘 뭉친 ‘대담녀’ 정유미가 추천하는 ‘터널 3D’, 올 여름 놓치면 후회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김재범 기자 cine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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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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