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특별포럼 연단서 직접 인사말 전해···“바른 진실 규명 위해 신장섭 교수에 모든 것 털어놔”“국가·미래 세대 위해 성실히 살았다” 눈물 터뜨려···책 출간 동기 질문에 “다음에 얘기하겠다”
김 전 회장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 그랜드홀에서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주최로 열린 제45회 대우특별포럼에 참석해 옛 대우그룹 계열사 임직원들에게 인사말을 전했다.
김 전 회장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해 3월 서울 부암동 A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우그룹 창립 46주년 기념 행사 이후 처음이다.
김 전 회장은 “대우그룹 워크아웃 개시일인 15년 전 오늘은 모든 대우인들에게 가슴 아픈 날”이라며 “억울함도 있고 비통함도 분노도 없지 않지만 되돌릴 수 없는 과거이기에 감수하려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러나 이제 시간이 충분히 지난 만큼 잘못된 사실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과거의 역사에서 우리가 한 일과 주장했던 것들, 특히 대우그룹의 해체에 대해 과연 정당하고 합당했는지 명확한 평가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사실이 명확하게 규명되길 바라고 미래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신장섭 교수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며 “대우그룹 해체에 대한 이야기는 이제 자신에게 직접 묻기보다 신 교수가 쓴 이 책의 내용을 보는 것이 합당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자신은 평생 앞만 보고 성실하게 열심히 사는 것이 국가와 미래 세대를 위한 도움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고 그 원칙에 반하는 어떤 일도 하지 않았다”며 대우그룹 해체의 부당성을 우회적으로 호소했다.
이어 “우리는 역사가 주는 교훈을 통해 과거보다 나아진 미래를 만들어야 하며 과거의 잘못된 실수가 미래에 다시 반복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회장은 “남은 일생은 글로벌 YBM 활동을 마지막 봉사의 기회로 여기면서 살겠다”며 “우리의 젊은이들이 대우의 정신을 이어받아 해외로 많이 뻗어나가도록 성심껏 도와줄 것이다”라고 인사말을 마무리했다.
인사말 발표 후 취재진과 만난 김 전 회장은 “왜 지금 시점에서 대우그룹 해체 비화를 공개했느냐”는 질문에 “다음 기회에 말해주겠다”는 대답만 남긴 채 준비된 체어맨 승용차에 올랐다.
이날 행사를 준비한 장병주 대우세계경영연구회 회장(전 ㈜대우 사장)은 “김 전 회장은 경영 원로의 입장에서 잘못 알려진 사실을 바로 잡고 미래 세대를 위한 조언을 전하기 위해 이번에 책에 모든 것을 털어놨다”고 말했다.
특히 장 회장은 “김 전 회장의 책 출간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정부의 잘못된 사태 대응 방식에 대해 비판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며 “당시 정부는 탄탄한 기업도 시장의 신뢰를 잃도록 잘못된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고 대우그룹이 그 희생양이 됐다”며 격정을 토로했다.
더불어 추징금 문제에 대해서도 “징벌적 추징금에 대해서는 도저히 납득하기가 어렵다”며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리는 것이 현재 정부의 지향점이라고 하는데 김 전 회장에게 부과된 추징금의 수준이 과연 정상적이라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고 항변했다.
한편 이날 열린 대우특별포럼에서는 ‘김우중과의 대화 - 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의 저자인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교수가 대우그룹이 실천한 세계경영의 성과를 주제로 1시간여에 걸쳐 강연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과거 대우그룹 계열사에서 재직했던 임직원과 관계자 500여명이 몰렸다. 옛 대우그룹 임직원들은 김 전 회장이 등장하자 일제히 기립박수를 치면서 옛 총수를 환영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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