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 대우 워크아웃 돌입일에 ‘김우중과의 대화’ 출판기념회 개최책 대부분 김우중 전 회장·대우그룹 칭송···몰락 과정 대해 ‘정부 탓’
신 교수는 26일 오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김우중과의 대화 - 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출판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 전 회장과 나눈 대화, 대우그룹 흥망의 진실 등을 소상히 밝혔다.
공교롭게도 출판기념회가 열린 8월 26일은 15년 전인 지난 1999년 대우자동차와 대우중공업 등 대우그룹 12개 계열사가 워크아웃에 돌입하면서 사실상 해체를 맞은 날이기도 하다.
신 교수는 “누가 ‘대우사태’를 부추겼는지 싸움을 붙이기 위해 책을 낸 것이 아니다”며 “우리 경제 역사를 바르게 재해석하고 오늘과 내일의 경제인들에게 건설적 대안을 전달하는 것이 이 책의 집필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이번 책의 대부분을 김 전 회장과 대우그룹을 옹호하는 내용으로 담아냈다. 김 전 회장에 대해서는 ‘민족주의자의 시선에서 세계를 경영한 기업인’이라고 칭송했다. 더불어 ‘경제 관료와 맞서다 장렬히 희생된 기업인’이라는 수식어까지 덧붙였다.
아울러 대우그룹은 ‘일찌감치 신흥 시장 진출을 이뤄낸 개척자적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대우는 1990년대 동유럽과 중동 등 선진 브랜드가 진출하지 않은 신흥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는 ‘세계경영’을 통해 고성장의 기틀을 다졌다.
신 교수는 “대우의 발전 역사를 보면 우리 경제의 성장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며 “우리 경제가 경공업에서 시작해 중화학공업, 해외 건설 사업으로 막대한 이익을 창출했는데 주요 기업 중 이와 같은 과정으로 이익을 창출한 것은 대우가 유일하다”고 밝혔다.
대우그룹의 몰락과 해체 과정에 대해서는 정부 관료들을 향해 과감한 일침을 가했다. 특히 “김우중 전 회장이 구조조정에 늑장을 부리다 대우를 몰락시켰다”는 당시 관료들의 의견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신 교수는 “당시 관료들은 밀어내기식 수출과 외상 매출 등을 운운하며 대우를 부실기업으로 몰아갔다”며 “급속히 늘어난 19조원의 단기차입금은 당시 경제 시스템의 결함에서 생긴 문제일 뿐 대우의 부실로 인해 생긴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어 “회사가 불안하다거나 구조조정이 시급하다는 이유로 정부가 기업을 다그치면 금융권에서는 당연히 돈을 잡아당길 수밖에 없다”며 “관료들이 그런 정황을 알고 기업을 살려줄 의지가 있었다면 대책을 세워줬어야 하는데 당시 관료들은 그러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대우자동차의 기술 자립 문제에 대해서도 관료들의 당시 의견에 배치되는 발언을 했다. 그는 “1990년대 중후반 대우차가 독자 개발한 라노스·누비라·레간자는 국내외에서 엄청난 판매고를 올렸다”며 “기술이 없는 브랜드였다면 국내외에서 팔렸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국내외에서 흥행을 거둔 차종은 훗날 대우차가 GM으로 인수된 뒤 GM이 중국 시장을 돌파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며 “대우차는 해외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는 경쟁력과 기술력을 갖췄음에도 사실상 헐값에 GM으로 넘어갔다”고 언급했다.
신 교수는 “대우가 만약 지금까지 살아남았다면 삼성을 뛰어넘는 글로벌 초우량 기업으로 성장했을 것”이라며 “특히나 2000년대 이후 글로벌 경제가 신흥 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한 사례를 감안할 때 대우의 몰락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우차 헐값 매각만으로 무려 210억달러(당시 환율 환산치 27조원·현재 환율 환산치 21조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며 “두 번 다시 대우사태와 같은 실수가 우리 경제에서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한국이 낳은 세계적 기업인인 김우중 전 회장과 대우그룹의 성과에 대한 통렬한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뜻도 잊지 않았다.
한편 신 교수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리는 ‘대우세계경영연구회 특별포럼’에서 대우그룹의 세계경영 성과에 대한 강연을 펼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1년 5개월여 만에 김우중 전 회장이 등장해 인사말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백현 기자 andrew.j@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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