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대책 발표 후 호가 상승 덩달아 전셋값도 뛰어상대적 저렴한 노후 아파트에 몰린 전세난민 어쩌나전문가 “서민 위한 대책은 없다···이제는 바꿔야”
정부가 9·1대책으로 재건축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무주택 서민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 시작을 앞두고 재건축 단지들의 호가 상승과 함께 전셋값이 덩달아 뛰면서 부작용이 함께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전셋값(첫째 주 기준)은 전주보다 0.14% 상승했다. 강서구(0.43%), 관악·서대문구(0.24%), 노원구(0.23%), 동대문·영등포구(0.20%) 등의 순으로 올랐다.
이번 최대수혜 중 한 곳으로 꼽히는 노원구 상계동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노후아파트를 찾아 나섰던 세입자가 적지 않아 특히나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최근 월세 전환이 급격히 늘면서 주거 불안은 더욱 가중되는 상황이다.
이런 탓에 현지 공인중개소에선 매매를 권했다. J공인중개소 대표는 “전세 문의가 오면 ‘상계동은 서울에서도 전세가율이 유달리 높아 이번에 전세에서 매매로 갈아타는 것을 고려해 보라’고 조언한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정책 역시 마찬가지다. 9·1대책에서 무주택 서민 주거비 부담을 낮출 방안도 일부 내놓았지만 결국 ‘집을 사라’는 신호를 주는 것에 그쳤다. 실질적으로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한 이렇다 할 대책은 눈에 띄지 않았다.
정작 세입자의 생각은 어떨까. 주부 B(42)씨는 “최근 상계동이 이번 수혜지역으로 떠오르면서 ‘투자로 생각하고 집을 사는 게 어떻겠느냐’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면서 “실제 재건축이 추진되기까지는 변수가 많아 당장 집을 구매할 의사는 없다”고 말했다.
상계주공 11단지에 산다는 직장인 A씨(39)는 “이미 인근 아파트 단지에서 전세는 찾아볼수 없게 됐고 가령 있다고 쳐도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 부담스럽다”며 “인근에서 집을 못 구하면 어쩔 수 없이 수도권으로 집을 옮겨야 할 것 같다”고 한숨을 내뱉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매년 되풀이되는 전세난 해결을 위해 전세 수요의 매매 전환 유도 등 기존 대책만 되풀이하는 정부 정책기조의 근본적인 틀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승섭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감시팀 부장은 “이번 대책도 서민을 위한 주거 안정책과는 거리가 멀고 특정 지역의 이익 실현을 위한 투기정책”이라며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저소득·세입자용 공공임대주택 확대 등 조치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성동규 기자 sdk@
뉴스웨이 성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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