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3세 부부 경영 전면 배치로 무게감 커질 듯···김재열 사장 업무 이동에는 긍정·부정적 시각 동시 존재
제일기획에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둘째 딸 이서현 경영기획담당 사장이 재직 중이다. 여기에 이번 사장단 인사를 통해 이 사장의 남편인 김재열 사장이 스포츠사업총괄 사장으로 부임하면서 제일기획에만 오너 일가의 사장급 인사가 2명이 배치됐다.
제일기획은 이 사장과 김 사장 외에도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 부사장 출신의 임대기 사장이 재직 중이다. 임 사장은 제일기획의 본업인 광고 총괄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 사장과 김 사장, 임 사장은 앞으로 각자의 방면에서 주어진 업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회사의 경영기획을 총괄하고 김 사장은 제일기획의 또 다른 핵심 사업인 스포츠 마케팅을 주관한다. 임 사장 역시 그동안 해 온 광고 업무에 주력한다.
패션·디자인 전공자 출신인 이 사장은 제일모직 패션담당 경영기획부문 사장을 겸직하고 있다. 이 사장에게 제일기획이 차지하는 비중이 제일모직에 비해서 적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지만 이 사장은 제일기획에 대해서도 ‘내 회사’라는 인식이 뚜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서현-김재열 부부가 이끌어 낼 시너지 효과에 대해 관심이 많다. 오너의 자녀 부부가 한 회사에서 같은 사장 직급으로 일하는 경우는 그동안의 사례를 보더라도 흔치 않은 일이다.
특히 김 사장이 그동안 제일모직과 삼성엔지니어링 등 다양한 계열사를 거치며 두루 다져온 경영 실무 노하우를 아내인 이 사장에게 전수할 경우 제일기획의 성장이 더 가팔라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 사장의 업무 이동에 대해서는 두 가지 시선이 존재한다. 현재로서는 체육계에서 여러 일을 맡고 있는 김 사장이 스포츠를 잘 아는 경영인 축에 속하는 만큼 삼성의 프로 스포츠 관련 업무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적임자라는 긍정론이 일단 우세하다.
김 사장은 현재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과 대한체육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 2월 열린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는 선수단장을 역임했고 지난 11월에는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조정위원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오래 전부터 스포츠에 관심이 많았던 삼성은 최근 프로 스포츠단 운영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체감하고 이에 대한 대안을 강구했다. 결국 효율성 제고와 마하경영 적용을 위해 스포츠 마케팅을 전담할 수 있는 제일기획에 프로축구단과 남녀 프로농구단의 운영권을 넘겼다.
때문에 그동안 임대기 사장이 겸직해왔던 이 일을 김재열 사장에게 일임한 것은 김 사장이 어느 정도 스포츠를 잘 아는 인물인 만큼 전문성을 심화시켜 프로 스포츠단을 제대로 운영해보자는 고위층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한직’으로 분류될 수 있는 스포츠단 관리 업무를 김 사장에 맡긴 것을 두고 김 사장이 인사 상 불이익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비관론도 있다. 특히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영실적 부진이 이번 인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012년 김 사장이 부임한 이후부터 급격한 실적 악화를 보였다. 특히 주력 사업인 화공 플랜트 사업이 제 역할을 못 하면서 1조원 이상의 적자를 냈다. 결국 삼성중공업과 함께 그룹 미래전략실로부터 경영진단을 받기까지 했다.
이 때문에 실적 부진에 대한 문책성 차원에서 김 사장을 그룹 주력 계열사와 약간 거리가 있는 제일기획으로 보낸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김재열 사장의 업무 이동에 대해서는 삼성엔지니어링의 실적 부진과 연계해 해석될 수도 있다”며 “향후 김 사장이 제일기획에서 어떤 일을 펼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평가가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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