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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주말 이케아 광명 가보니, 영하날씨에도 ‘북새통’

[르뽀]첫 주말 이케아 광명 가보니, 영하날씨에도 ‘북새통’

등록 2014.12.22 09:25

김효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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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저녁까지 주차장 만차조립·설치서비스 이용불가인근 광명가구단지는 폐점 위기 하소연

“이케아란 말 꺼내지도 마세요. 괜히 여기 생겨서 우리만 죽겠어요. 정말 힘듭니다.(한숨)” (40대 광명가구점 사장 )

“정말 크고 넓긴 한데 사람이 많다 보니 실내 공기가 너무 탁하네요. 위치표시 이해도 어려워 헤매고 정신없어요. 빨리 밖으로 나가야겠어요.” (50대 고객 박 모씨)

지난 20일 오후 경기도 광명시 일직동. 국내 첫 상륙한 이케아를 구경하기 위해 주말부터 잰 발걸음한 고객 반응은 각양각색이었다. 일부는 ‘디자인이나 소품 등이 독창적이다’, ‘인테리어용으로 저렴하게 부담 없이 사기 좋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반면 또 다른 일부는 ‘생각보다 싸진 않다’, ‘마음에 확 와 닿는 가구가 없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케아 측은 지난 18일 광명점을 오픈했다. 첫 주말을 맞은 이날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몰려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현재까지 이케아 패밀리 회원 가입자 수는 10만명이 넘었고 오픈기간 동안 고객 4만8000명 이상이 이케아 광명점을 방문했다.

20일 이케아 주차장은 늦은 시각까지 만차를 기록했다. 사진=김효선 기자20일 이케아 주차장은 늦은 시각까지 만차를 기록했다. 사진=김효선 기자


이날 이른 오후부터 쉴 틈 없이 고객들이 몰려들었다. 저녁 7시가 훌쩍 넘은 시간까지 방문객은 더 많아졌다. 주차장 진입을 위해 좌회전 신호를 기다리는 자가용만 족히 20대는 넘어보였다.

저녁 8시가 다 되가는 시간까지 주차장은 만 차였지만 일방통행과 교통 혼잡으로 인해 신호가 바꼈어도 좌회전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차안에서 15~20분은 꼼짝 않고 있어야만 겨우 들어갈 수 있었다.

20일 이케아를 방문한 고객들이 쇼핑하고 있다. 사진=김효선 기자20일 이케아를 방문한 고객들이 쇼핑하고 있다. 사진=김효선 기자


매장 안은 이미 가득 메운 사람들로 숨이 멎을 정도였다. 유니클로나 자라 등 해외유명 SPA브랜드가 국내 처음 들어왔을 때의 느낌과 비슷했다. 너무 많은 인파에 치여 아이 손을 놓친 엄마부터 느닷없이 화재경보가 울려 사람들이 이리저리 당황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최근 실내 인테리어에서 유행처럼 번지는 북유럽 스타일의 스칸디나비아 및 인다스트리얼 등 8000개의 제품들이 5만9000 제곱미터 규모의 제품 판매 공간에 꽉 들어차 있었다. 국내 가정생활을 실제 반영한 65개 쇼룸은 집 꾸미기에 관심이 많은 고객들에게 큰 호평을 받았다.

20일 이케아를 방문한 고객들이 쇼핑하고 있다. 사진=김효선 기자20일 이케아를 방문한 고객들이 쇼핑하고 있다. 사진=김효선 기자


이케아와 롯데몰 사이 연결통로는 아직 오픈 전이었다. 이 연결통로를 중심으로 방문객들은 양쪽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부 고객들이 지적했던 것처럼 쇼핑에 대한 편의성이나 서비스를 완전히 떨쳐버리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고객들이 가장 불만을 표시했던 부분은 가격과 서비스였다.

서대문구에 사는 한 주부는 “제품의 디자인이 독창성은 있지만 국내 가구점에서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며 “그렇다고 생각보다 싸진 않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또 ”모서리 부분이나 마감처리도 미흡해 신뢰도가 떨어지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오픈이 지나치게 ‘홍보 위주’로 짜여졌다는 비난도 받았다. 이케아 측은 조립을 원할 경우 4만원부터 시작한다고 밝혔지만 조립서비스에 대한 정확한 가격책정과 조립 일시는 알려주지 않은 채 저녁 9시 주문 마감한다는 공지만 띄웠다.

신접살림 준비를 위해 방문했다는 20대 후반 여성은 “이케아의 모든 제품은 조립인데 정작 가장 중요한 조립서비스가 에러”라며 “제품의 물량은 많았지만 조립 예약에 대한 가격과 시기에 대해선 자세한 설명은 듣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20일 이케아를 방문한 고객들이 조립서비스 접수를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김효선 기자20일 이케아를 방문한 고객들이 조립서비스 접수를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김효선 기자


마포구에 사는 30대 여성 역시 “인터넷상에서는 물건만 확인할 수 있어 기대하고 왔는데 사람구경만 실컷 하다간 기분”이라며 “어딜 가든 북적이는 사람들 때문에 제대로 된 쇼핑을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한편 광명가구거리의 온도는 차갑고 매서웠다. 한샘이나 리바트 등 대형가구점은 방문객이 많았지만 중소가구점은 찾는 이 하나 없이 쓸쓸했다. 주차공간이 없어 차를 돌리는 사람들도 꽤 많았다.

20일 한적한 광명가구거리 모습 사진=김효선 기자20일 한적한 광명가구거리 모습 사진=김효선 기자


브랜드 가구점이라 해서 실내에서 편안히 오는 손님만 받지 않았다. 영하의 날씨에도 추위에 떨며 약 1시간 이상의 호객행위를 해야 했다.

리바트 광명점 사장은 “이케아가 들어왔지만 아직까지는 브랜드파워가 있고 큰 타격은 없다”면서 “이케아가 싼 건 품질이 안 좋고 좋은 건 가격대가 우리와 크게 차이가 없다”고 전했다.

이름 없는 중소가구점들은 이케아란 말만 꺼내도 표정이 싸늘하게 변했다.

광명에서 중소가구점 사장은 “이케아와 크게 가격 차이는 없다”면서도 “괜히 이곳에 생겨서 우리만 다 죽게 생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가구거리라고 명칭은 붙여졌지만 시장 활성화나 상생에 대한 도모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며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주차공간이 없다보니 상권 침체는 더 바닥으로 내리 찧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일 늦은 시간까지 이케아를 방문하기 위해 차들이 길게 늘어 서 있다. 사진=김효선 기자20일 늦은 시간까지 이케아를 방문하기 위해 차들이 길게 늘어 서 있다. 사진=김효선 기자


이케아를 방문한 고객들의 모습. 사진=김효선 기자이케아를 방문한 고객들의 모습. 사진=김효선 기자



김효선 기자 mhs@

뉴스웨이 김효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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