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사무장 조사 때 동석 회사임원 적극 개입
국토교통부의 대한항공 ‘땅콩 회항’ 사건 조사가 허술했다는 추가 사실이 밝혀졌다. 증거인멸 등 혐의를 받는 여모 상무가 박창진 사무장 진술 당시 옆에 있었을 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여모 상무는 직원들에게 최초 보고 이메일 삭제를 지시하고 거짓진술을 강요한 혐의(증거인멸) 등으로 지난 18일 입건됐다.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상희(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국토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토부가 지난 8일 박 사무장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할 때 여 상무가 조현아 전 부사장을 두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는 여 상무가 박 사무장 조사 때 동석했다는 사실만 공개됐다. 앞서 국토부 측은 조사관이 여 상무를 상대로도 질문했는지 등 자세한 상황을 묻자 “확인해보겠다”고만 답했다.
국토부 역시 박 사무장을 조사할 때 대한항공 임원이 동석한 것이 대한항공을 봐주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조사관이 부주의해서라고 해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토부의 조사가 공정성이 부족하고 허술했다는 비난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 사무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국토부 조사 담당자들이 대한항공 출신이라 회사 측과 짜고 치는 고스톱이다. 심리적으로 위축시키기도 했다”고 말한 게 계기로 국토부 조사의 공정성 논란이 시작했다.
대한항공으로부터 1등석 승객 연락처를 전달받는 과정에서도 조사를 시작한 지 8일 만인 16일에야 연락처를 파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가 조사 의지가 없었던 거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서승환 장관도 “조사하는데 임원을 동석시킨 부분은 충분히 의심받을만한 사안”이라고 전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현안보고에서 지적했으나 비난의 화살을 빗겨가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16일 조사단 구성에 대한 지적에 “(조사의) 공정성, 객관성은 전혀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자신 있게 단언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서 장관은 여모 상무의 적극적 개입과 관련해 언론보도로 접하고 특별자체감사를 지시했다. 그는 “조사관과 대한항공 간 유착이 적발되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등 엄정조치 하겠다”고 밝혔다.
김지성 기자 kjs@
뉴스웨이 김지성 기자
kjs@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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