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스테이트’ 브랜드 변경 놓고 실랑이
브랜드 사용료 가구 당 수백만원 요구
입주민 반발 타 분양단지 확산 우려도
현대엔지니어링이 신규분양 단지에만 ‘힐스테이트’를 사용하겠다고 발표한 데 따라 우려됐던 기 분양 단지 입주민들과의 마찰이 시작됐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내곡4단지 ‘현대엠코’ 입주예정자들은 ‘힐스테이트’ 브랜드 변경과 관련해 현대엔지니어링 본사를 찾았다. 아직 입주하지도 않은 단지인데 분양받은 아파트 브랜드가 사라져 단지 가치 하락이 예상됨에 따른 항의 방문이었다.
이들은 입주자 82.8%의 서명을 받아 현대엔지니어링에게 ‘힐스테이트’ 브랜드로 바꿔 주라고 요구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가구당 수백만원의 브랜드 사용료를 내라는 것이었다.
입주민들은 아직 외벽 등에 로고가 설치되지 않아 철거와 신규 로고 적용 비용이 발생하지 않음에도 수백만원의 돈을 요구하면 허가해주겠다는 건 건설사의 횡포라고 주장했다.
입주민 M씨는 “3.3㎡ 2000만원이 넘는 아파트 단지다. 같은 내곡지구 1단지는 공공분양(SH공사)임에도 시공사인 포스코 측이 주민동의를 얻고 브랜드를 변경해줬다”며 “분양가로 9억원 정도를 냈는데 돈을 더 달라고 하는 건 대기업의 횡포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하지만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입주민들의 바람을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외벽만 바꿔주면 되는 문제지만 등기가 이미 넘어간 사업장은 법적으로 브랜드 교체가 힘들고, 전 사업장을 신경 쓰려면 사 측에 부담이 큰 탓으로 풀이된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회사의 공식적인 발표는 기존 입주·분양 현장에는 적용 계획이 없다는 것”이라며 “기존 ‘엠코타운’ 입주민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용료를 현대건설 측에 내야 되니깐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며 “민원이 많기는 한데 아직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내곡4단지 ‘현대엠코’ 입주민과의 마찰을 시작으로, 기 분양 됐거나 입주한 지 얼마 안 된 엠코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서울 동작구 상도동 상도엠코타운 입주민들도 이와 관련해 입주민 공청회에서 상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단지 한 입주민은 “입주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책임지고 브랜드를 바꿔놔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브랜드가 없어진다는 데 입주민들의 반발이 안 생길 수 없다”고 밝혔다.
서승범 기자 seo6100@
뉴스웨이 서승범 기자
seo6100@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