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 토요일

  • 서울 6℃

  • 인천 2℃

  • 백령 7℃

  • 춘천 2℃

  • 강릉 4℃

  • 청주 4℃

  • 수원 3℃

  • 안동 1℃

  • 울릉도 8℃

  • 독도 8℃

  • 대전 2℃

  • 전주 4℃

  • 광주 3℃

  • 목포 5℃

  • 여수 10℃

  • 대구 6℃

  • 울산 7℃

  • 창원 8℃

  • 부산 9℃

  • 제주 9℃

문채원 “‘오늘의 연애’ 현우의 나쁜 남자 콤플렉스? 혼내줄까요?”

[인터뷰] 문채원 “‘오늘의 연애’ 현우의 나쁜 남자 콤플렉스? 혼내줄까요?”

등록 2015.01.26 16:19

김재범

  기자

공유

사진 = 김동민 기자사진 = 김동민 기자

사실 로맨스 코미디 장르가 대중들에겐 거기서 거기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해진 길을 따라가고 그 끝에선 남녀의 연애 해피엔딩이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장르적으로 또 영화적으로 ‘로맨스 코미디’는 성공 가능성을 점칠 경우의 수 폭이 의외로 좁다. 하지만 영화 ‘오늘의 연애’가 1000만 영화 ‘국제시장’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한때 박스오피스 1위까지 치고 올라갈 정도로 포텐을 터트렸다면 이건 뭐가 분명히 있단 얘기다. 그 ‘뭐가’를 확인하는 건, 또 대답하는 건 결코 어렵지 않다. 배우 문채원이 보여주는 ‘러블리 코미디’ 원맨쇼는 이승기의 존재감마저 잡아먹을 만큼 강력하다. 솔직하게 말하자. ‘오늘의 연애’는 문채원이 만들어 낸 화려하면서도 강력하고 은근하면서도 사랑스런 결정체다.

개봉 전 만난 그는 수많은 매체 인터뷰로 사실 피곤함이 눈에 띌 정도였다. 아침 일찍부터 여러 스케줄을 소화하고 인터뷰 현장으로 오느라 끼니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다며 얼굴을 찡그린다. 잠시 케잌 한 조각으로 끼니를 해결한 문채원은 밧데리가 충전된 뒤 금방이라도 ‘으쌰!!!’란 기합을 터트릴 듯 밝아졌다.

사진 = 김동민 기자사진 = 김동민 기자

“지금도 부산에서 영화를 찍고 있어서 너무 눈 코 뜰 새 없이 바빠요. ‘오늘의 연애’ 무대 인사하러 서울 왔다가 다시 부산에 내려가 촬영하고. 하하하. 그래도 바쁘니깐 살만하고, 살만하니깐 이런 죽는 소리도 하는 것 같아요. 데뷔 초에는 정말 원없이 일해보는 게 소원이었는데 그 소원 풀었으니 대박인거죠(웃음)”

영화 속에선 톡톡 튀는 억양과 발음으로 18년 째 썸만 타고 있는 ‘애인 인 듯 애인 아닌’ 준수(이승기)를 휘어잡는 ‘날씨의 여신’ 김현우가 좀 이상하다. 묵직한 저음의 목소리톤도 그렇고 느릿느릿한 말투도 귀를 기울이게 만든다. ‘오늘의 연애’ 속 문채원과 실제 ‘문채원’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사진 = 김동민 기자사진 = 김동민 기자

“사실 절 아는 분들은 그래요. 저랑 ‘현우’란 20%도 안 닮았다고. 하하하. 지금 제가 생각해봐도 그래요. 저랑 진짜 안 닮은 캐릭터에요. 전 말투도 느리고 성격도 지긋하고. 그래서 더 끌렸나 봐요. 배우가 보통 자신에게 없는 인물을 만날 때 좀 끌리는 게 있다고 선배님들이 많이 말씀하셨거든요. 진짜 궁금했어요. 내가 ‘현우’를 연기하면 어떻게 나올까.”

인물에 대한 호감도가 분명 먼저였다. 정말 ‘오늘의 연애’를 보면 ‘문채원이 아닌 김현우’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였다. 사실 문채원과 김현우에 대한 얘기만 나눠도 하루가 모자랄 정도로 문채원의 이번 ‘오늘의 연애’는 최고였고 최상이었고 베스트였다. 격한 칭찬에 문채원은 느릿한 말투로 ‘아휴!’라며 손사래다. 흔드는 손도 슬로모션처럼 움직이는 듯해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 = 김동민 기자사진 = 김동민 기자

“너무 비행기 태워주세요 지금. 하하하. 사실 현우와의 비슷한 면도 없었는데 로맨틱 코미디란 장르 자체를 싫어했어요. 그냥 관객의 입장으로선 그랬죠. ‘싱글즈’와 ‘엽기적인 그녀’는 정말 좋았는데 다른 많은 ‘로코’가 성적인 부분으로만 집중하고 그 안에서만 여주인공을 숨 쉬게 하는 게 너무 싫었어요. 그런데 ‘오늘의 연애’는 정말 달랐어요. 우선 전형적인 모습 안에서 다른 점을 뽑아내려 한 감독님에 대한 신뢰가 컸죠. 그리고 주변에서 누가 그러데요. ‘서른 전에 로코 못하면 평생 못한다’고. 아휴(웃음)”

영화를 보면 진짜 궁금한 점은 김현우의 연애 스타일이다. 아니 문채원의 스타일이 더 궁금했다. 자신의 곁에서 무려 18년을 지켜 온 남자에게 ‘흥분이 안 된다’는 말 한 마디로 묶어 놓은 채 다른 남자와 연애를 즐기는 못된 여성이 ‘김현우’다. 대체 무슨 심보인가. 문채원을 통해 들어 본 김현우의 심리는 이랬다.

사진 = 김동민 기자사진 = 김동민 기자

“현우가 좀 철이 덜 들었어요. 하하하. 남성분들 현우 너무 싫어하진 마세요(웃음). 어린 친구들 보면 나쁜 남자한테 끌리는 것 있잖아요. 반대로 보면 준수가 너무 착해서 매력이 없다고 하는 말을 ‘흥분이 안 된다’고 하는 거라 봐요. 실제의 문채원도 20대 초반에는 분명 그런 남자한테 끌렸죠. 여자만 아는 그런 매력이 있어요. 그런데 지금은 아니죠. 그럴 나이도 아니고(웃음). 현실로 보면 준수 같은 남자 잡아야죠. 좀 궁상 맞는 부분도 있지만. 전 좋아요.”

준수와 현우, 그러니깐 이승기와 문채원의 로맨스 연애가 ‘오늘의 연애’ 속 모든 것이다. 영화 속에서야 준수와 18년 이란 시간 동안 거리를 둔 채 썸만 타고 있지만 실제로는 준수를 잡아야 한다고 연애 코치를 하는 문채원이다. 하지만 실제 연애 고수(?) 같은 문채원도 술 앞에선 맥을 못추더라. 영화 속 현우의 주사는 사실 실제와 연기를 분간키 어려울 정도로 리얼했다. 연애와 술이 무슨 관계냐고. 문채원은 연기를 보면 분명 다르게 보인다.

사진 = 김동민 기자사진 = 김동민 기자

“제가 무슨 연애 고수는요(손사래). 그냥 연기에요. 그리고 지금 연애도 못하고 홀로 지내는 데 에휴 참. 하하하. 영화 보시곤 주사 연기를 많이 하세요. 사실 제가 술 먹는 걸 정말 싫어해요. 먹기는 하죠. 근데 전 기분이 나쁘면 먹어요. 물론 술을 안 먹으니 주사도 없고. 대신 술자리는 끝까지 있어요. 일을 하다보면 어쩔 수 없는 자리 있잖아요. 그럴 땐 끝까지 버티죠. 그럴 때 뭘 하냐. 상대방 주사를 관찰해요. 얼만큼 먹으면 저렇게 변하고. 진짜 취하면 저렇게 되고 등등. 그때의 관찰이 이렇게 도움이 될 줄은 몰랐죠. 하하하. 영화 속 연기는 비밀인데 물마시고 한 것이랍니다.”

이승기와 함께 영화 속 상대역인 이서진에 대한 얘기도 궁금했다. 이번 영화에서 문채원은 유부남 이서진과 일종의 불륜 커플 연기를 했다. 결혼도 안한 처녀가 ‘불륜 연기’를 한 단 사실에 “그냥 연기다. 부담은 무슨”이라며 쿨한 문채원이다. 대신 이서진에 대한 독특한 인상을 전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 = 김동민 기자사진 = 김동민 기자

“정말 한 마디로 독특한 선배님이셨죠. 영화 속 ‘새우깡’ 대사, 얼마나 느끼해요. 어휴~. 보통 연기를 하면 일부러 느끼한 대사를 느끼하지 않게 하려고 노력하시는 데 선배님은 정말 느글느글하게 연기하세요. 진짜 현장에서 다들 오그라들어서 미칠려고 했어요. 하하하. 그런데 특유의 무언가가 있어 담백하게 다가왔어요. 되게 신기했죠.”

여러 고충도 많고 연기적인 도전도 색달랐던 ‘오늘의 연애’였지만 정작 너무도 색다르고 힘들었고 생소했으며 진짜 도전이란 의식을 갖게 한 것은 ‘오늘의 연애’가 갖는 독특한 현장 촬영 방식이었다. 단 한 번도 셋트 촬영이 없었다. 모든 세트가 실제로 존재하는 업소와 길거리에서 진행되는 야외 촬영 방식이었다.

사진 = 김동민 기자사진 = 김동민 기자

“진짜 그 점은 죽는 줄 알았어요. 더욱이 제 상대역이 누군데요. 이승기잖아요. 홍대 촬영에선 거의 대한민국 모든 사람들이 몰려온 줄 알았다니깐요. 여기저기서 ‘이승기다!!!’ ‘악!!!’ 소리만 나는 데 정신이 빠질 정도였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오히려 제게 ‘채원아 이걸 즐겨봐’라며 절 교묘하게 컨트롤 하셨죠. 나중에는 저도 무슨 이상한 오기가 생겨서 ‘저도 있어요!!!’라며 제가 먼저 인사하고 나댔다니깐요. 아이고 대체 무슨 정신이었는지. 하하하.”

무려 18년 간 썸만 타던 친구와 연인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각자 새로운 사랑을 찾아 나서게 될지는 영화를 보면 알게 된다. 현실 속 문채원은 지금도 썸을 타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연애 세포가 자라고 있을까. 그것도 아니면 아직은 러브 바이러스 생성 전일까.

사진 = 김동민 기자사진 = 김동민 기자

“너무 친한 녀석들이 몇 명은 있죠. 걔들하고는 그냥 친구고. 지금 썸이 있나. 그것도 아니고 이것도 아닌 것 같고. 흠··· 올해는 힘들 것 같은데요. 영화로 맛 봤으니 올해는 그냥 넘겨야 겠네요. 하하하.”

김재범 기자 cine517@

뉴스웨이 김재범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