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이완구 후보자는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면서 꼬박꼬박 사과의 말을 덧붙였다.
그는 “국민과 언론에 심려를 드린 데 대해 대오각성 하고 있다”며 “편한 자리였다고 하지만 저의 처신은 결코 가볍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택해야 한다면 언론 없는 정부보다 정부 없는 언론을 선택할 것”이라며 “다시 한 번 사죄의 말씀을 올리고 통렬히 반성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지난 2008년 언론 인터뷰에서 ‘신문은 내가 세상을 보는 창, 33년 공직생활의 동반자는 신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며 “정확한 언론관을 갖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최근 기자들과 만남에서의 녹취록 내용이 일부 새어나가면서 논란을 빚은 것에 대한 사과의 표시였다.
하지만 이 후보자의 이 같은 ‘반성 모드’는 불과 한나절 만에 산산조각이 났다. 여야 청문위원들간 갈등 끝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녹취록 전문을 공개해 버린 것.
녹취록에서 이 후보자는 “나도 대변인하면서 지금까지 산전수전 다 겪고 살았지만 지금도 너희 선배들 나하고 진짜 형제처럼 산다”며 “언론인들 내가 대학 총장도 만들어 주고...”라고 밝혔다. 이어 “언론인 대 공직자의 관계가 아니라 서로 인간적으로 친하게 된다”며 “교수도 만들어 주고 총장도 만들어주고 (했다)”고 강조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기자들의 ‘선배’들과의 인연, 그리고 자신의 힘으로 대학 총장 자리를 줄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이 후보자는 “김영란법에 기자들이 초비상인데 내가 욕 먹어가면서 막고 있지 않나”라며 “내가 이번에 통과시켜버리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여러분들도 한 번 보지도 못한 친척들 때문에 검경에 붙잡혀가서 ‘시골에 있는 친척이 밥 먹었는데 그걸 내가 어떻게 합니까’ 항변하고 당해보라”며 “지금까지 내가 공개적으로 막아줬는데 이젠 안 막아줄 것”이라고 협박성 발언을 이어갔다.
이를 두고 새정치연합은 이 후보자에 대해 위증죄 고발 여부를 검토 중이다. 실제로 이 후보자는 이날 오전 질의에서 ‘기자들 만나서 김영란법 통과시키겠다고 협박하지 않았나’라는 홍종학 의원의 질문에 “한 나라의 국무총리 후보자인데 그건 너무 비약이다”라고 일축한 바 있다.
한편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청문위원인 김도읍 의원은 “사적인 대화를 공개하는 것은 다른 간담회 자리에 있던 분들의 동의를 먼저 구해야 온당하다”며 “야당의 행태가 도를 넘었다”고 지적했다.
이창희 기자 allnewone@
뉴스웨이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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