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영화를 통해 첫 주연 상업영화 데뷔를 한 진세연에게 모두가 ‘처음’을 묻는다. 사실 2011년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 지난 해 국내에선 개봉하지 않았지만 ‘사랑만의 언어’에 출연한 바 있다. 앞선 두 편 가운데 ‘화이트’는 조연의 성격이 강했다. ‘사랑만의 언어’는 일본에서 활동 중인 아이돌그룹 멤버들을 위한 기획성 영화의 성격이 짙었다.
“저한테는 스크린 처녀작이 이번 영화라고 생각해요. 두 편의 영화가 저와 연관이 없다고 부인하는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오롯이 저 혼자의 힘으로 제가 연기를 하고 흐름을 따라간 영화는 이번이 처음이죠. 물론 종현 오빠도 있고. 이번 영화가 저한테 특별한 이유는 분명히 있죠. 대부분 저한테 드라마 속 이미지를 많이 원하셨는데, 김진영 감독님만이 드라마와 다른 모습을 기대해 주셨어요. 너무 감사하고, 무조건 해야 한단 생각이 들었죠.”
2011년 개봉해 259만명을 동원한 ‘위험한 상견례’의 속편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이 영화는 ‘경찰가족’이란 이름으로 출발했다. 1편에선 워낙 출중한 코미디 배우들이 극 전체를 이끌어가 흥행에 성공했다. 1편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김진영 감독이 다시 각본과 연출을 맡으면서 속편으로 기획됐다. 경찰 가족과 도둑 집안의 결혼을 다루면서 1편의 콘셉트를 이어왔다. 코미디에 대한 부담이 컸을 법하다.
“글쎄요. 촬영 때만 해도 코미디란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그냥 가족 얘기 정도? 워낙 쟁쟁한 선배님들이 함께 해주셔서 부담도 없었죠. 그냥 재미있었어요. 그런데 개봉을 준비하면서 저와 종현 오빠가 전면에 배치되고 그때부터 겁이 났죠. 사실 겁이라기 보단 힐링이 많이 됐어요. ‘닥터 이방인’ 끝나고 찍었는데 좀 슬럼프 비슷하게 뭐가 왔었거든요. 데뷔 후 처음으로 저와 비슷한 성격을 맡아서 너무 즐거웠어요.”
가족영화라고 진세연은 소개하지만 ‘위험한 상견례2’는 전편의 코미디가 거의 그대로 이어온 콘셉트다. 1편과 마찬가지로 슬립스틱 코미디도 상당하다. 김응수 신정근 전수경 김도연 등 충무로 코믹 달인들이 함께 했다. 이른바 ‘대사빨’ ‘몸빨’ 하나 만큼은 웃고도 남을 법한 진용이다. 하지만 의외로 진세연과 홍종현 커플은 영화 속에서 멜로에만 집중한다. 달달 모드가 상당하다.
“(웃음) 시나리오에도 저나 종현 오빠는 웃기는 장면이 없어요. 감독님도 그냥 우린 ‘진짜 사랑하는구나’란 느낌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하셨고. 첫 촬영 장면이 종현 오빠한테 애교 떠는 장면이었는데, 제가 정말 심각할 정도로 무뚝뚝이거든요. 오죽하면 엄마가 남자애 둘 키운다고 하실 정도니(진세연은 남동생이 한 명 있다). 에휴(웃음) 그나마 종현 오빠가 저의 무뚝뚝함을 눈치 채고 살갑게 대해줬어요. 자꾸 말도 시켜주고 교감을 위해 이런저런 얘기도 해주고. 나중에는 종현 오빠의 그런 노력이 정말 나오더라구요. 좀 애교도 피워보고. 하하하.”
‘무뚝뚝이’ 진세연이 정말 힘들었을 법한 모습은 가족의 반대로 7년 동안 연애만 한 남자와의 감정을 끄집어내는 과정이었을 것이다. 이제 겨우 21세에 불과한 진세연은 데뷔 후 별다른 스캔들 없이 조용한 연예 활동을 이어왔다. 사실 그 나이에 이런 저런 스캔들을 말하는 것도 좀 우스운 질문이었다. 진세연은 수줍게 ‘모태솔로’ 임을 고백했다.
“중학교 3학년 때 광고 모델로 데뷔를 했는데 무슨 연애를 해봤겠어요. 어휴(웃음). 그때 학교 앞에서 에이전시 분에게 길거리 캐스팅으로 출연을 하게 됐는데. 의외로 재미가 있더라구요. 부모님도 활동에 크게 반대를 하시지는 않았죠. 단, 엄마와 약속을 한게 20세가 될 때까지 연애는 안하겠다고 했죠. 그런데 이미 넘었는데도 못해봤네요. 하하하. 사실 바빠서 연애할 틈이나 날지 모르겠어요.”
이번 영화가 개봉한 뒤 가장 화제를 모은 장면은 아무래도 진세연의 비키니 노출 장면이다. 일종의 ‘서비스’ 컷으로 보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진세연은 ‘서비스’라고 하더라도 허투루 넘기고 싶지 않았단다. 그렇다고 다른 선배들처럼 몸을 만들고 준비를 할 시간도 부족해 좀 아쉬웠다고. 시간만 좀 남았다면 멋들어진 몸매(?)를 뽐내고 싶었단다. 사실 그 정도면 남성 팬들의 환심은 이미 넘어간 상태인데도 말이다.
“정말 그랬어요? 휴 다행이다. 하하하. 닥터 이방인 끝나고 얼마 안돼서 촬영에 들어갔기에 몸을 만든다는 개념도 없었어요. 뭐 잠깐 등장하는 장면인데, 그래도 여배우에겐 노출이다 보니 좀 예쁘게 나오고 싶었죠. 사실 주목도 못받으면 어쩌나 그게 더 걱정이었는데. 하하하. 한 3일 정도 먹는 거 조절했나? 비키니 색상까지 스타일리스트와 상의를 하면서 꼼꼼히 준비했죠. 그 장면이 노출에만 국한된 게 아닌 철수(홍종현)에게 상처를 주는 장면이라 감정적으로도 준비를 철저히 했어요.”
영화 속 뒷얘기에 대한 얘기가 흥미진진하게 이어졌다. 애교가 없다고 하지만 진세연은 이미 애교가 넘치는 그런 여배우였다. 아직도 영화 속 ‘영희’ 그대로였다. 그는 실제 성격의 배역을 만나 신이 났나 보다며 웃었다. 그래서 ‘위험한 상견례2’가 너무도 기억에 남을 영화라고 말한다.
“이젠 좀 힘든 역보단 제 성격을 그대로 보여 줄 수 있는 연기가 욕심이 좀 나요. 좀 더 밝고 애 같은 성격의 가벼운 연기도 좋고. 뭐 그냥 바람이에요. 어둡고 진지한 역은 그만이란 소리는 절대 아니에요(웃음). 궁극적으론 하지원 선배님 같은 배우가 진짜 꿈이에요. 장르에 구별 없이 존재감을 드러내는 그런 여배우. 나와 함께하는 상대역까지 빛나게 하는 여배우. 노력해봐야죠. 꿈이에요.”
김재범 기자 cine517@
뉴스웨이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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