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 대수 적고 논란도 많아 시행될 때까지 지켜봐야···”
오는 9월 도입되는 경유택시를 두고 정유·LPG업계간 미묘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요 정유업체들은 이에 대한 중립적인 입장을 취했다.
12일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는 경유 택시 도입이 매출에는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겠지만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최근 경유택시 운영에 대해 지역 환경단체와 LPG업계에서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만큼 조심스런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석유협회 통계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국내 정유업계에서 원유를 정제해 생산하는 석유제품 중 경유의 비중은 약 29.7%로 휘발유(13.5%)의 두 배를 웃돈다. 하지만 국내 수요가 적어 상당량을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물론 국내 정유업계에서도 LPG를 생산하고는 있지만 이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의 개념이기 때문에 생산 비중이 크지 않고 전국에 운영 중인 LPG 충전소 수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일각에서는 경유택시 도입과 함께 제품 판매가 늘어나면서 정유업계가 큰 혜택을 보게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은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경유택시가 운영된다 하더라도 기간에 따라 도입되는 수가 정해져 있고 지자체별로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매출을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서다.
SK이노베이션도 조심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기존에 LPG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으며 SK그룹 내 계열사인 SK가스가 LPG 시장에서 주도적인 위치에 있다는 게 주된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정부 정책이 결정되고 난 후에 구체적인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유택시가 도입되면 장기적으로 경유 사용이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매출에 주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 도입에 대한 논쟁이 가열되고 있는데다 아직 정책 시행 전이기 때문에 정유업계에서도 지켜보자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오는 9월부터 유로6 탄소배출기준을 맞춘 디젤택시에 ℓ당 345원의 유가보조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올해 서울시를 제외한 각 지방자치단체에 할당해 디젤택시 1만대가 도입되며 매년 1만대씩 늘어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환경단체와 지자체에서는 경유택시 도입이 대기오염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반발하고 있으며 택시업계 내에서도 ‘연료 다각화’와 ‘비용 부담’이라는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또한 경유택시 도입을 반대해 온 LPG업계에서는 장애인과 국가유공자 등만 살 수 있도록 돼 있는 LPG차에 대한 규제를 풀어 진입장벽을 없애 줄 것을 정부에 건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차재서 기자 sia0413@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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