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35주년 기념식, 정부·유족 각각 따로 열려

보훈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거부에 유족 반발

1997년 법정기념일 지정 이래 분산 개최는 처음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제35회 5·18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렸다. 하지만 일부 유가족들은 정부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거부 등에 반발해 다른 곳에서 따로 행사를 치렀다.

올해 35주년을 맞는 기념식은 ‘5·18 정신으로 갈등과 분열 넘어 미래로 통일로’라는 주제로 열렸으며 행사는 개식, 국민의례, 헌화 및 분향, 경과보고, 기념사, 기념공연, 폐식 순서로 진행됐다.

이날 국무총리 직무대행 자격으로 참석한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기념사에서 “빛고을 광주에서 뜨겁게 타오른 5·18은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의 이정표를 세우고 국가 발전의 새 원동력이 됐다”며 “민주, 정의, 인권의 5·18 정신은 대한민국 미래를 밝히는 등불로 가슴 속에 영원히 살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5·18 정신을 받들어 진정한 선진사회로 도약해야 한다”며 “경제를 활성화하고 민생을 안정시켜 모든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이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정부는 공무원 연금 개혁을 비롯한 공공, 노동, 교육, 금융 등 4대 구조개혁을 추진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오랫동안 쌓인 부정과 비리를 뿌리 뽑고 변화와 혁신의 새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날 기념공연에서는 오케스트라 반주에 맞춘 성악가와 오케스트라합창단이 ‘임을 위한 행진곡’과 ‘5월의 노래’를 불렀다.

기념곡 지정 논란이 일고 있는 ‘임을 위한 행진곡’은 공식 식순에서 제창이 아닌 합창단에 의한 합창 형태로 불렸다. 1997년 정부기념일 제정 이후 지난 2008년까지는 본행사에서 제창됐으나 지난 2009년부터 기념공연에서 합창단이 부르는 합창 형태로 불리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도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따라 불렀다. 정의화 국회의장 등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노래를 따라 불렀고 최 경제부총리와 박승춘 보훈처장은 자리에서 일어나긴 했으나 노래를 부르진 않았다.

한편 5·18 3단체인 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와 5·18기념재단, 광주전남시민사회단체 등은 이번 기념식에 불참했다. 이들은 시민단체, 지역 정치권 등과 함께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에 모여 별도로 기념식을 가졌다.

이들은 최근 국가보훈처가 ‘임을 위한 행진곡’의 제창 여부를 놓고 논란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이유를 들어 기념식 제창을 거부한 데 대해 크게 반발했다.

지난 1997년 5·18 민주화운동이 법정기념일로 지정된 이후 옛 전남도청 앞에서 기념식이 따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창희 기자 allnew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