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최대주주 22% 지분매각 계약 체결지분 6475억원에 매각···자구안 108%초과달성현대상선· 현대엘리베이터·현대아산 재건 필요
현대증권이 일본계 금융자본 오릭스와 지분매각 계약을 체결하면서 현대그룹 재무구조 개선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19일 현대증권에 따르면 전날 현대상선 등 최대 주주 측이 지분 22.56%를 버팔로 파이낸스 유한회사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매도 주식 수는 현대상선 지분 5307만736주와 특수관계인 보유 주식 등 총 5338만410주다.
현대증권 지분 매각 금액은 약 647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팔로 파이낸스 유한회사는 현대증권 지분을 실질적으로 인수하는 일본계 금융자본 오릭스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다.
현대그룹이 현대증권을 오릭스에 매각함에 따라 앞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계열분리와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 후속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현대그룹은 2013년 12월 3조3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발표한 이후 1년6개월 만에 자구안을 108%로 초과 달성하게 됐다.
현대그룹이 현재 진행 중인 자구안은 해외터미널 유동화 프로젝트뿐이다. 현대상선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컨테이너 터미널 CUT와 워싱턴주 시애틀 타코마에 있는 WUT의 지분을 담보로 1500억원 규모의 유동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우선 IMM인베스트먼트에 LNG(액화천연가스) 운송부문을 매각하면서 9700억원을 확보함으로써 재무구조 개선 작업의 큰 줄기를 잡았다.
물류부문 계열사이던 현대로지스틱스를 오릭스에 넘겨 6000억원을 확보했다. 현대로지스틱스 매각으로 현대로지스틱스→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현대로지스틱스로 이어지던 순환출자 고리도 해소했다.
또 대규모 자산 매각도 이뤄졌다. 부산신항 터미널의 재무적 투자자(FI)를 교체하면서 2500억원을 끌어들였으며, 컨테이너박스 4만3000여개를 매각해 1225억원을 조달하는 등 여러 형태의 자산매각을 통해 약 45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이밖에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 1803억원과 경영혁신을 통한 비용절감으로 1225억원을 마련해 자구안 달성에 속도를 붙였다.
이번 현대그룹의 자구안 초과달성은 업계에 큰 귀감이 됐지만 아직도 해결해야 할 숙제가 남아있다. 남은 계열사인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아산 등을 중심으로 그룹을 재정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대북 사업 전망과 해운시황이 녹록지 않기에 현대그룹이 앞으로 어떻게 신성장동력을 확보할지에 대해서도 대안마련이 필요하다.
하지만 두 사업 모두 외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당장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현대아산은 지난해 말까지 금강산과 개성공단 사업을 합쳐 약 1조원에 육박하는 매출 손실을 비롯해 매해 약 1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현대그룹 측은 현 회장이 끝까지 유지를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또한 대북사업은 최근 몇 년 전까지 유지해온 사업이며 운영이 재개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그룹은 그나마 장사가 잘되고 있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상증자로 자기자본 확충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경영권을 노리는 2대주주인 스위스 업체 쉰들러홀딩AG의 반대에 부딪친 상황이다.
또한 주력인 현대상선의 실적이 올 1분기 5년만에 4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저유가 효과에 따른 호조이기에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자구계획의 일환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보유 중이던 현대증권 주식 전량을 매각하는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으로 계획안을 초과 달성하게 됐다”며 “추후 수익성 강화를 위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그룹의 재도약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lsy0117@
뉴스웨이 이선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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