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투자자문 수수료에 10% 부가세··· 시장 위축 우려 ‘확산’

7월 1일부터 자문 수수료에 10% 부가가치세 과세

투자자문사 가격경쟁력↓··· 수수료율 인상도 쉽지 않아

투자일임 사업 안하는 중소형사 부담 더 커져

다음 달 1일부터 투자자문사가 고객들로부터 받는 투자자문 수수료에 대해 10%의 부가가치세가 부과된다. 이에 따라 최근 존재가치를 꾸준히 확대하던 국내 투자자문 업종이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다르면 정부는 오는 7월1일 이후 새로 체결하는 계약 건에 대해 주식투자에 대한 상담과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 같은 업무를 수행하고 받는 투자자문 수수료의 10%를 부가가치세로 물릴 예정이다. 이는 투자자문사 외에도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투자자문 서비스에도 공통적으로 적용된다.

당국이 이처럼 투자자문 수수료에 대한 과세에 나선 배경에는 다른 증권사 또는 자산운용사들이 수익의 일정 부분을 교육세로 내는 데 대한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서다.

그 동안 국내 자문사들은 법인세나 개인소득세와 같은 일반적인 과세 항목 외에는 별 다른 세금을 내지 않았다. 때문에 지난해부터 증권사와의 랩어카운트 계약이나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과의 투자일임 계약 관련 수수료 수입이 실적으로 그대로 연결되기도 했다.

실제로 최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회계연도(2014년 4월~2015년3월) 기준 전업 투자자문사들의 당기순이익은 863억원으로 전년 대비 239.8%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투자자문 수수료를 통한 수익은 지난해보다 28.5% 증가한 1558억원에 달했다. 올해 초 주식시장 회복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랩어카운트 및 투자일임계약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고, 이에 따른 성과보수 확대가 수수료 수입 증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다음 달부터 이에 대한 부가가치세가 부가될 경우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던 국내 투자자문업계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먼저 기존 투자자문 수수료에 세금이 붙을 경우 이를 본업으로 영위하는 투자자문사들의 가격경쟁력이 증권사 자산운용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당국은 부가가치세가 사업자가 아닌 투자자에게 부과되는 것이라고 강조하지만 가산되는 세금만큼 수수료율을 올리기 쉽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한 투자자문사 관계자는 “투자일임 사업을 함께 펼치는 대형 자문사는 모르겠으나 투자자문으로만 운영되는 중소형사는 세금 부담을 그대로 투자자들에게 청구하기 어렵다”며 “세금 적용을 받지 않는 10년이나 20년 짜리 장기 계약으로 유도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국내 투자자문사업이 확실히 정착하지 못한 상황에서 과거 파생상품시장과 마찬가지로 시장이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한 때 세계 1위에 올랐던 국내 파생상품시장은 투자자 보호 등을 이유로 규제를 강화한 이후 지난해 10위권 밖까지 밀려난 상태다.

이에 대해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올해 증시 호황으로 투자 규모와 거래량, 시장 상황 등이 전반적으로 호조를 보인 건 사실”이라면서도 “이제 막 발걸음을 뗀 투자자문업종이 일률적인 세금 부과 인해 단기간 위축될 수 있는 여지도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김민수 기자 h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