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거래소 지주사 전환 후 코스닥 자회사 분리

지주사 전환·ATS 규제 대폭 완화로 경쟁력 강화

금융위원회는 한국거래소 내에 있는 코스피, 코스닥, 파생상품 시장을 별도의 자회사로 분리해 청산, IT 자회사와 함께 한국거래소지주(가칭)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2일 밝혔다. 자료=금융위 제공

금융위원회가 한국거래소 내에 있는 코스피, 코스닥, 파생상품 시장을 별도의 자회사로 분리해 청산, IT 자회사와 함께 한국거래소지주(가칭)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다자간매매체결회사(ATS) 출현이 가능하도록 관련규제를 대폭 완화한다.

금융위는 2일 이와 같은 내용의 거래소시장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거래소의 글로벌경쟁력을 높이고 혁신형 기업들의 자금조달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거래소를 지주회사 구조로 전환하는 것을 기본 방향으로 한다.

이를 통해 코스피·코스닥·파생상품시장 등 거래소내의 각 시장은 물적분할을 통해 한국거래소의 완전자회사 형태로 분리된다.

다만 코넥스시장은 코스닥거래소에서 운영해 협력관계를 강화하며 예탁결제원은 공공인프라인 점을 감안해 이해상충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를 개선한다.

또 시장감시기능은 지주회사 및 각 개별 거래소로부터 독립된 지배구조를 갖춘 비영리 시장감시법인이 통합해 수행하며 각각의 거래소가 담당하던 장내청산기능은 장외파생상품청산 기능 등과 통합해 전문화된 청산회사가 수행한다.

금융위는 거래소를 지주회사로 전환한 후 상장시켜 경영 자율성을 확립하고 국제화 기반도 강화한다. 쟁점이었던 코스닥 분리 문제는 거래소 지주사 전환 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당초 코스닥 분리가 주요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업계에서는 코스닥 선분리 후 거래소 지주사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노조 등의 반발에 정부가 한 발 물러선 것이다.

코스닥 상장 문턱이 높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코스닥거래소를 중심으로 ‘창업지원센터’를 설립해 창업에서 상장에 이르는 전 과정에 대한 종합 경영컨설팅 제공키로 했다.

특히 금융위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과 연계,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이루어진 창업이 상장까지 연결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지주회사 전환 시 코스닥거래소에 충분한 자금을 출자하고 지주사 IPO로 조달한 자금도 코스닥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금융위는 여기에 ATS 규제완화, 장외거래 인프라 정비 등을 통해 거래소를 중심으로 획일화된 자본시장 구조를 다변화할 계획이다.

ATS는 기존 거래소 외에 별도로 주식을 사고 팔 수 있는 거래소로 이를 통해 거래소와 ATS간 경쟁체제 구축을 유도하겠다는 의도다.

실제 미국, 유럽 등에서는 ATS의 매매체결 점유율이 30%에 달하며 대형 ATS의 거래소 전환(BATS, Direct Edge 등)도 이루어지고 있다.

그동안은 하루 평균 주식 거래량이 시장 전체의 5%, 개별 종목의 10%를 초과하면 정식 거래소로 전환해야 한다는 규정이 발목을 잡아왔지만 이번 규제 완화로 거래량 한도가 2배로 확대되면서 설립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ATS 설립 후 매매체결 규모, 시장운영의 안정성 등을 봐서 시장점유율 한도를 더욱 확대하는 등 추가적인 규제완화 추진할 방침이다.

또 조직화된 장외거래 플랫폼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도 추진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내부주문집행 등 장외거래인프라를 다변화하고 K-OTC BB 거래대상을 확대(사모펀드 지분 등)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이번 거래소 개혁을 통해 자본시장의 발전을 선도할 수 있는 새로운 거래소 상을 정립할 수 있을 것”이라며 “거래소의 변화를 바탕으로 기업과 투자자에게 더 큰 편익을 주는 역동적 자본시장으로 전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는 올해 정기국회에서 거래소지주회사 도입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김아연 기자 csdie@